강화되는 보호 무역 관련 적절한 대응 전략 필요
집행위·의회 임기 2024년 만료, 정책 동향 면밀히 살펴야

사진=한국무엽협회
사진=한국무엽협회

한국무역협회(KITA) 브뤼셀지부는 27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한국기업연합회(이하 KBA Europe) 총회’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유럽한국기업연합회 설립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이번 총회에는 유럽 10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 기업인 90명이 참석했다.

나상원 KBA Europe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미국에서 시작된 보호 무역 주의가 EU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어 자유 무역 기조에 익숙했던 우리 기업인들은 새로운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KBA Europe은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EU 집행위와 회원국을 대상으로 여섯 차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 “올해 들어 EU가 기업 부담이 큰 새로운 규정들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내년 EU 의회 선거 및 집행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새로운 규정을 먼저 신속히 도입하려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 도입 등 주요 회원국이 개별 정책을 만들어가는 데도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 기업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고경석 프랑크푸르트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의 對EU 수출은 전기차,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노력에 사의를 표하며 “변화된 EU 통상 환경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KBA Europe이 한국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데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기현 한국무역협회 글로벌협력본부장은 환영사에서 “올해 중국 경기 위축 영향으로 우리 수출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EU로의 수출은 지속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들어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전환 기간 돌입으로 한국의 수출기업 및 EU에서 직접 철강, 알루미늄 및 볼트 등을 수입하여 공장을 가동하는 우리 기업의 애로가 커지고 있고, 역외보조금 규정으로 인해 EU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에 수출하거나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EU가 새롭게 도입하는 규정을 유의하며 준수해야 한다”면서 “무역협회는 내년부터 새롭게 개설될 폴란드 바르샤바 지부와 KBA Europe의 사무국을 담당하고 있는 브뤼셀 지부가 힘을 합쳐 우리 기업들의 애로를 적극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최세나 駐EU대표부 상무관은 “2019년에 출범한 현 EU 집행위원회의 임기가 내년에 종료되고 새로운 집행위가 구성된다”면서 “우리 기업은 이에 따른 정책적 변화를 주시해야 하고, 수출 기업 애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종운 KIC유럽 센터장은 ‘EU의 기술트렌드 및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발표를 통해, “EU는 그린딜 실현, 디지털 전환, 공급망 재편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R&D 및 혁신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EU 내에서는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오픈 이노베이션, 공동 연구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기술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화하는 EU의 움직임에 맞춰 우리 기업들도 유럽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첨단 기술을 조기 확보해 글로벌 시장 재편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혁 BTS 테크놀로지 대표는 ‘EU 비즈니스 사례’ 발표를 통해, “EU는 그린딜 실현을 위해 세계 다른 지역보다 내연 기관차 퇴출을 서두르고 있어, 2035년에는 전기차 침투율이 1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 및 코발트·납·리튬·니켈 등 핵심 원자재의 일정 비율 재활용 의무화 내용이 담긴 배터리법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고, 추후 핵심 원자재법이 도입되면 역내 배터리 재활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KBA Europe 사무국장인 조빛나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장은 “올해는 KBA Europe 설립 이래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해였다” 면서 “우리 기업은 EU의 안정적 산업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며 EU 내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EU의 정책에 우리 기업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의견을 내기 힘들거나 정부 차원에서 대변하기 어려운 부분을 KBA Europe이 전달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우리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EU 집행위 및 의회에 전달하겠다”며 기업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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