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군사기업(PMC) 경영 시뮬레이션 타이틀
내년 2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서 첫 공개 예고
지하철 소재 게임으로 추정되는 상표도 출원

사진=키프리스 캡처
사진=키프리스 캡처

크래프톤의 독립 스튜디오 5민랩(5minlab)이 최근 차기작으로 추정되는 상표 2건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게임사들의 상표권 출원은 내부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가 검증 과정을 거쳐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간에 ‘PMC(민간군사기업) 프로젝트’로 알려졌던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의 이름은 ‘실버, 리드 + 비즈(Silver, Lead + Biz)’로 명명됐다. 해당 명칭은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대표하는 슬로건 ‘쁠라따 오 쁠로모(Plata o Plomo)’에서 인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 또는 납(Silver or Lead)’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이 문구는 ‘은(뇌물)과 납(총알) 중 양자택일하라’라는 협박의 의미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1970년대 콜롬비아의 용병 회사의 CEO가 돼 다양한 전투 기술을 가진 용병 부대를 육성해나가게 된다. 카르텔·DEA·CIA·정부·반군을 고객으로 삼고, 각 파벌 간의 경쟁 속 본인들의 영향력을 떨칠 수도 있다.

5민랩은 내년 2월 있을 ‘스팀 넥스트 페스트(Steam Next Fest)’에서 게임의 첫 데모 버전을 출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이 개최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출시 예정작을 사전 체험해 볼 수 있는 온라인 게임 행사로, 이에 앞서 ‘실버, 리드 + 비즈’의 공식 스팀 페이지도 마련된 상황이다.

반면, 함께 출원된 ‘메트로비스(Metr0byss)’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묘연하다. 지하철을 뜻하는 메트로(Metro)와 실제 지하철 노선을 연상시키는 캐주얼한 로고 정도가 힌트다. 최근 5민랩이 공공연하게 인재를 채용한 프로젝트로는 ▲오픈월드 액션 RPG ‘프로젝트 이세계’ ▲모바일 액션 게임 ‘프로젝트 던전’ ▲모바일 라이프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D’ 정도가 있다.

5민랩이 개발하고 있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실버, 리드 + 비즈(Silver, Lead + Biz)’. 사진=5민랩
5민랩이 개발하고 있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실버, 리드 + 비즈(Silver, Lead + Biz)’. 사진=5민랩

한편, 5민랩은 지난 8월 출시한 ‘킬 더 크로우즈(Kill The Crows)’가 호평받으며 본인들의 개발력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탑다운 슈터 장르 ‘킬 더 크로우즈’의 누적 리뷰는 23일 기준 570개를 넘어섰으며, 96%의 긍정 평가를 받아 최고 등급인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킬 더 크로우즈’가 게임 출시 경험이 없었던 3명의 소규모 개발팀이 약 7개월간 개발한 저예산 캐주얼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라는 전언이다. 이는 오늘날 크래프톤이 지향하고 있는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방향성과도 부합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발굴을 통해 라인업을 확장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더 많은 게임들이 타석에 설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게 신작 제안을 위한 시스템을 도입해 효과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크래프톤은 신작 개발에 뜻을 가진 구성원들이 적극 도전할 수 있도록, 최근 사내 신작 제안 제도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제안된 게임들의 소프트 론칭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도울 열두 번째 스튜디오 ‘플라이웨이게임즈’도 신설했다.

독창성과 실험정신을 기치에 걸고 ‘스매시 레전드’ 등을 선보여온 5민랩이 크래프톤 ‘더 크리에티브’ 체제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실버, 리드 + 비즈’를 포함한 차기작들의 외형이 그 여느 때보다 주목되는 시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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