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원’ 규모 미들마일 시장 진출 본격화
신한카드·강동물류·디버와 파트너십 체결
“3년 내 1500억원 이상 매출 달성 목표”
LG유플러스가 DX(디지털전환) 플랫폼 ‘화물잇고’를 출시한다. 접수-배차-운송-정산 등 화물 중개 및 운송에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해 물류혁신을 선도한다는 포부다.
16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서비스인 화물잇고의 이달 중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LG유플러스의 임장혁 기업신사업그룹장, 강종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 전영서 기업서비스개발LAB장과 안우경 신한카드 CP사업본부장, 최승락 강동물류 회장 등이 참석했다.
LG유플러스의 화물잇고는 상품 운송의 중간 단계이자, 주로 B2B 운송을 의미하는 ‘미들마일’ 시장을 겨냥한다. 37조원에 육박하는 미들마일 시장은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아날로그의 땅’이라 불릴 만큼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인해 그간 ▲배차 오류 ▲화-차주 간 분쟁 ▲정산 지연 등의 문제가 자주 발생해왔다.
미들마일 시장의 충족되지 않은 디지털 니즈에 주목한 LG유플러스 화물잇고는 그동안 B2B 시장에서 쌓아온 자사 DX 역량 및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주들을 위한 ‘화물차 포탈 서비스’인 동시에 주선사를 위한 ‘강력한 DX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화물잇고는 화물 접수에서부터 배차-운송-정산-거래처 관리 등, 화물 중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플랫폼 안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AI 맞춤 배차/화물 추천 ▲화물 전용 길 안내 ▲DX 기반 주문 관리 ▲실시간 위치 관제 등의 기능을 탑재, 주선사와 차주 사이에서 적정 화물 매칭·빠른 배차를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 배차 서비스’를 구축한다.
화물 중개업 특성상 빠른 물류 네트워크 및 인프라 구축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LG유플러스는 기존 시장의 전통적 사업 강자들과 손을 잡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에 700여대의 운송 차량을 갖추고 있는 화물 운송 중개 기업 강동물류, 라스트마일 디지털물류 스타트업 디버가 화물잇고의 플랫폼 파트너로 합류했다.
안전하고 빠른 정산을 위해 화물운전자 복지카드 발급 1위 신한카드와도 함께한다. 기존 화물 시장에서는 화주-주선사-차주에 걸친 복잡한 대금 지급으로 인한 정산 지연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신한카드와 함께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카드를 도입, 주선사가 당장 현금이 없거나 화주에게 정산 받기 전이라도 운임료 선정산을 가능케해 편의성을 도모한다.
강종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은 “미들마일 운송 중개 플랫폼 사업을 잘하려면 기존에 시장을 잘 알고 이미 이 일을 하고 계시는 파트너들과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너십은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계속 넓혀갈 예정”이라면서 “많은 종사자분들을 지원하는 DX 파트너로서 함께 상생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관련 사업을 둔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는 출시 초기 고객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 이용률을 높여 시장에 보다 발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타사 대비 화물잇고 만의 강점으로 ‘사업 모델’을 꼽았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은 “타사는 화주 대상 사업 모델인 반면, 화물잇고는 주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모델로 신경 쓰고 있다. 그런 부분은 최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도 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업계 내에서 건전한 경쟁을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결국 화물 중개 운송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주선자가 참여해서 물량이 모이고, 이를 기반으로 차주가 모이는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그는 “카카오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LG유플러스는 자체 물동량도 있고 네트워크 장비나 디바이스 등 계열사도 있으니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지 않겠나“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영서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LAB장은 “결국은 초기 시장이다 보니, 고객님들이 어떤 혁신적인 기능이나 서비스를 선택해 주시냐가 관건“이라면서 “DX로 가다 보니 다들 AI나 데이터 기반 모델을 준비하고 계시고 우리에게도 많은 노하우가 있다. 화물 중개시장에 특화된 AI 모델을 먼저 빨리 만드는 곳이 선도적으로 나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유플러스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화물잇고 플랫폼을 빠르게 성장시켜, 3년 내 1500억원 이상 매출 규모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내 플랫폼 구축 및 사용화를 본격화한 후, 내년에 AI 기반 배차 고도화 및 운송 효율화를 도모하고 2025년부터는 데이터 기반 차별화 화물 포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물잇고 실증에 함께 참여한 최승락 강동물류 회장은 “기존에는 배차 담당자와 차주가 매번 전화로 소통하고 운행 종료 후에는 엑셀로 결과를 정리해왔는데 플랫폼을 사용하니 업무량과 소요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라고 호평하면서 “화물잇고가 국내 주선사들과 차주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임장혁 LG유플러스 전무·기업신사업그룹장은 “다양한 B2B 모빌리티 분야에서 쌓아온 DX 경쟁력에 더하여 업계 전문 파트너사의 역량을 활용하면 경쟁사 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화물 정보 포탈 서비스이자 강력한 DX 플랫폼인 화물잇고를 통해 상생하는 화물 시장 생태계를 빠르게 조성하고 아날로그 시장에 물류 혁신을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