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영범 기자
사진=심영범 기자

‘호사다마’라는 용어보다 더 심한 상황일까?

‘남매의 난’을 연이어 승리하고 전진하던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의 발걸음에 제동이 걸린 최근의 모습을 보며 든 생각이다.

아워홈은 최근 잼버리 프로젝트에서 잼버리 전용 식자재 주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구 부회장이 직접 현장에서 식음 서비스를 지휘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4월 잼버리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고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했다. 하지만 대회 이틀째였던 지난 2일 ‘곰팡이 달걀 사건’이 터졌다. 식약처의 조사에 따르면 구운 계란 1만9000여개 중 7개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다.

1달여가 지나고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번에는 한 시민단체가 구지은 부회장을 식품위생법, 근로기준법, 명예훼손법,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시민단체는 올해 초 아워홈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서울식양청으로부터 영업정지행정처분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잼버리 공급납품업체로 지정됐다고 꼬집었다. 대회 기간 중 발생한 곰팡이 달걀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민위에 따르면, 앞서 아워홈 파주지점에서 일했던 A씨는 조리실 내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불량한 위생상태를 보고 본사에 내부고발하고 지역 위생지도과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 해당 지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해 식품위생법 제44조를 적용,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내렸다.

서민위는 “A씨는 내부고발 이후 조리원들로부터 '사람 취급하지 말라'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 진정 결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위반 사실이 인정돼 시정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며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했다.

곰팡이 달걀 사건과 더불어 시민단체의 고발까지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구 대표이사 겸 부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락됐지만 구본성 전 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의 ‘남매의 난’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은 최근 수십억원대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7년 7월부터 2021년 무렵까지 임원 지급 명목으로 상품권 수억원어치를 구입해 임의로 현금화한 뒤 개인적으로 쓴 혐의를 받는다.

기소된 이후 하루만에 구본성 부회장은 “회사의 최대 주주이자 전 경영진을 터무니없이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대주주로서 지분매각 의사는 변함이 없으며 합리적인 가격제시가 있으면 언제든지 매각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의 ‘남매의 난’에서 승리를 거머쥔 구지은 부회장이 제 3차 남매의 난을 치러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실적 호조와 더불어 신사업을 잇따라 진행하며 탄탄대로를 꿈꿨던 구지은 부회장의 발걸음이 다소 무겁게 됐다. 전성기의 호실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잇따른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줄곧 앞서다가 갑자기 상대팀에게 흐름을 뺏기고 역전을 당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저력을 발휘해 경영권을 방어해낸 구지은 대표가 하반기에 닥친 숙제를 슬기롭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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