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의 펀드 출자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펀드 출자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중앙회 임원과 자산운용사 대표 등으로부터 총 2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이날 박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회장에게 금품을 건넨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와 유영석 전 아이스텀파트너스 대표 등 5명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아이스텀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자산운용사다. 류혁 대표는 새마을금고에 근무하기 전 유영석 전 대표와 5년간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21년 3월부터 약 2년에 걸쳐 유 전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과 변호사비용 5000만원을 대납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2021년 12월 중앙회장 선거를 전후해 조직 관리 명목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 상근이사 3명에게 7800만원을 받았으며, 형사사건 착수금 2200만원을 대납 받은 혐의, 새마을금고 자회사 대표이사 A씨로부터 선임 대가로 800만원 상당의 황금도장 2개를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사 결과 박 회장이 유영석 전 대표에게 금품을 먼저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박 회장은 자녀 2명에게 1억원대 증여세와 양도소득세가 각각 부과되자 류혁 대표에게 “아들 세금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유영석 대표에게 말해 1억원 정도 마련해 봐라”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앞서 박 회장은 2018년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 등에게 명절 선물과 골프장 이용권을 돌린 혐의(새마을금고법 위반)로 기소됐다. 2021년 3월 항소심 당시 류 대표를 통해 “변호사에게 5000만원을 추가로 더 드리라”고 요구해 유 전 대표에게 변호사비를 대납시킨 것으로 검찰은 봤다.

아울러 류 대표는 2021년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 대출을 받거나 희망하는 부동산개발업체 3곳에 지인을 직원으로 올려놓고 급여와 법인카드 등으로 1억6607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등)를 받는다.

또 류 대표는 2021년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대출을 신청한 부동산시행업체 운영자에게 자신과 친분이 있는 법무법인으로 용역업체를 바꾸게 해 불필요한 자금 5000만원을 쓰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2021년 5월 유 전 대표의 부탁을 받고 5100억원 규모 저금리 대출을 내줘 새마을금고중앙회에 86억원 상당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는다.

유 전 대표에게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유리한 조건으로 받게 알선한 대가로 부동산시행업체로부터 약 5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적용됐다.

한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박 회장이 기소됨에 따라 김인 부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기소될 경우 행안부 장관은 회장의 직무 정지를 명할 수 있다.

행안부는 기소장이 법원에 접수된 것을 확인한 후 직무 박 회장의 직무정지를 명할 예정이다. 이 경우 새마을금고 회장의 직무대행에 관한 규정에 따라 김인 부회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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