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지난 2월부터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해 온 금통위는 4월과 5월, 7월에 이어 이번에도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인 2.0%p로 벌어졌고, 원·달러 환율 상승, 다시 증가하는 가계부채 등은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지만, 최근 발생한 중국의 부동산 사태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확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영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2%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준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기존의 매파적 입장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금리 동결 결정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을 막아 외환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인 2.0%p까지 벌어져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종가 기준 1342.60원으로, 지난해 11월(1351.80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금은 아직 순유입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지난 5월 114억3000억달러에서 7월 10만4000만달러로 빠르게 줄고 있다.

4개월 연속 늘어난 가계부채도 기존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하게 하는 요인이다. 주택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원 늘어난 1068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3% 이상인데, 이 비율이 계속 늘면 경제의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키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장기적으로 80% 정도까지 가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대로 떨어진 물가도 불안하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를 기록하며 6월(2.7%)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와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8~9월 넘어서는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고 이후 천천히 떨어질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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