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사진=양지훈 기자
인천항. 사진=양지훈 기자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5% 줄면서 ‘11개월 연속 수출액 감소’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 부채 리스크’ 복병이 연말까지 국내 수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278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특히 주요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는 점이 뼈아프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수출에 실망스러운 현상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대(對)홍콩 수출을 제외하고 주요국 수출이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는 점 ▲대중국 수출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 ▲중국을 제외한 대아세안(ASEAN) 국가들 수출도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미국과 대EU(유럽연합) 수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는다는 점을 위안 삼을 수 있지만, 이들 지역 수출도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 7~8월 수출은 감소 폭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수입 감소도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이달 20일까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줄었다. 박 연구원은 “조업일수가 지난해 8월 대비 하루 부족함에도 수입 감소 폭이 확대됐다”며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도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4%, -45.2%”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 증가율 감소 폭 확대는 일부 기저효과가 작용했겠지만, 국내 경기 회복세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국내 수출은 중국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기 하방 압력 확대가 중국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부채 리스크로 인한 경기 둔화 압력은 국내 주력 수출지역인 중국은 물론 아세안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며 “하반기 강한 경기부양책이 진행되지 않는 한 중국과 아세안 지역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 증가율은 연말까지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며, 무역수지도 안정적 흑자 기조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발 리스크 확산에 따른 국내 수출 경기회복 지연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낮추는 리스크이자 원화 추가 약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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