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매출과 영업익 모두 감소
아모레퍼시픽, 중국 시장 실적 개선
애경산업, 코로나19 이후 최대 영업이익 선전
한국콜마도 전년 동기 영업익 65% 증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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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의 2분기 성적이 엇갈렸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선전한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은 웃었지만 LG생활건강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조8077억원, 영업이익은 27.1% 줄어든 1578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은 크게 화장품(Beauty), 생활용품(Home Care & Daily Beauty), 음료(Refreshment) 등 3가지로 구분된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실적이 흔들렸다.

또 원가와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력 구조 효율화 및 북미 사업 구조조정 관련 비경상 비용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우선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7805억원,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700억원에 그쳤다.

국내 내수 채널은 백화점, H&B(헬스앤뷰티스토어) 중심으로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다만 높은 기저 부담으로 면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고, 중국의 소비 회복 지연으로 중국 매출 역시 한 자릿수 역신장했다.

영업이익은 면세점 등 주요 채널 실적 둔화가 영향을 미쳤고, 사업 효율화 관련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다양한 신제품 출시 및 주요 라인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후’의 환유 라인을 리뉴얼해 하이엔드 안티에이징 ‘환유고’ 4세대 제품을 출시했고, ‘숨37°’ 워터-풀 라인도 리뉴얼해 선보였다. ‘오휘’ 얼티밋 핏 진 쿠션과 ‘글린트’ 하이라이터 피치문도 새롭게 출시했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최근 ‘프랜차이즈(가맹)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 점주들을 대상으로 계약 내용 일부를 변경한다는 설명문을 전달했다. LG생활건강이 가맹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13년만의 일이다.

계약이 변경되면 LG생활건강이 공급하는 브랜드와 제품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매장에서 자유롭게 타사 제품을 조달해 판매할 수 있다. 점주들의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2년간 현재의 프로모션과 정책 운영 방식은 유지한다. 기납부한 가맹비는 전액 환급하고 간판 교체와 인테리어 개선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아모레퍼시픽, 흑자전환하며 한숨 돌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부진을 씻었다. 올해 2분기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1조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대부분 해외 시장 매출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특히 북미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의 경우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매출이 성장했으며, 고객 저변을 확대 중인 일본 시장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은 북미, 유럽, 일본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7.5% 증가한 37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시아 매출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 적자도 축소되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라네즈의 선전에 힘입어 전체 2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선전한 브랜드는 헤라와 에스트라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일리윤, 라보에이치 등이 선전한 데일리 뷰티 부문은 수익성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 자회사 중에서는 에뛰드가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했

국내 사업은 다소 주춤했다. 면세 매출 감소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55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데일리 뷰티 부문이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기반으로 흑자 전환하며 국내 영업이익도 0.4% 증가했다.

멀티브랜드숍 채널은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면세 채널이 두 자릿수 매출 하락하며 부진했다. 전체 e커머스 채널의 매출 감소세에도 데일리 뷰티 부문의 순수 국내 e커머스 채널에서는 매출이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현재 북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매출 효자 브랜드인 라네즈, 설화수를 중심으로 더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힘을 쏟는 중이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코스알엑스 잔여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여부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 콜옵션 대상은 코스알엑스의 자기주식(4%)을 제외한 지분 57.6%다.

콜옵션은 아모레퍼시픽이 2021년 9월 1800억원을 들여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를 인수하면서 보장받은 것이다. 2024~2025년에 걸쳐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콜옵션 행사 기한은 최대 2년가량 남은 상황이지만 아모레퍼시픽이 관련 논의를 시작한 것은 2021년 투자 당시 2년 후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 국내외 쏠쏠한 성적표 받은 애경산업

1분기에 웃었던 애경산업은 2분기에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애경산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621억원, 영업이익은 16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295.4%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상반기 매출은 3192억원, 영업이익은 3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 166% 증가했다.

애경산업은 글로벌 사업 성장,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 국내외 디지털 채널 강화 등을 통해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이번 2분기와 상반기에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분기 및 반기 최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화장품사업의 2분기 매출은 21.1% 성장한 611억원, 영업이익은 134.8% 증가한 97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화장품의 글로벌사업은 국가 및 채널 다변화 등을 통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중국에서는 동영상 기반 플랫폼 채널의 성장 및 포스트 코로나 영향에 따른 매출 회복세를 보였으며, 일본, 미국 등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채널의 성장과 홈쇼핑의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한 자사몰, 유통 채널 등에 적합한 제품 출시와 전략 카테고리 육성으로 타깃 고객층을 확장했다. AGE20’s의 ‘노블 커버 쿠션’ 등을 출시해 쿠션 카테고리를 육성하고 ‘글로우핏 톤업 선케어 2종’과 같은 시즌 상품과 트렌디한 신제품 ‘드롭드롭드롭 패턴 플레이 에디션’ 등을 출시했다. 이 외에도 LUNA, 에이솔루션 등 주요 브랜드의 신제품을 출시 및 육성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했다.

애경산업은 색조화장품으로 중국시장을 매료시켰다.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축제' 행사 판매액은 전년 대비 22.6% 증가한 157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브랜드인 AGE20's(에이지투웨니스), 루나를 중심으로 라이브커머스 기반의 신규 디지털 플랫폼인 틱톡(더우인), 콰이쇼우에 마케팅이 주효했다.

1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콜마도 웃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56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4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997억3800만원으로 19.3% 늘었고, 순이익은 426억4500만원으로 89.34% 증가했다.

한국콜마 측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내수 시장 호조와 선크림 등 자외선차단 제품 매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며 “자회사와 해외 법인 실적 개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뷰티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지난 10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7년 3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계기로 중단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된다. 사드 배치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관광객의 방한을 고려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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