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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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고 나면 최소 생계비조차 남지 않는 한계차주가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175만명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00%로, 소득이 그대로 빚 갚는 데 들어가고 있었다.

1800조원대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가뜩이나 부진한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자 1977만명으로, 대출잔액은 1845조3000억원이었다. 대출자 수와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4만명, 대출 잔액은 15조5000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0.2%, 0.8%에 그쳤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DSR은 40.3%였다. 평균 소득의 40% 정도를 빚 갚는 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DSR은 연소득에서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지난해 4분기(40.6%)부터 40%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이다.

문제는 이들 중 8.9%(175만명)가 ‘회생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DSR이 100%를 넘어 벌어들이는 소득을 그대로 빚 갚는 데 쓰는 한계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갚고 나면 남는 돈이 없는 것이다. 이 비중은 2020년 3분기(7.6%) 이후 계속 상승세에 있다.

DSR이 70~100% 미만인 대출자는 6.3%(124만명)이었다. 대출잔액 기준 DSR이 70%를 넘으면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모든 소득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위험차주로 분류된다.

결국 299만명에 이르는 차주들이 원리금 상환 때문에 생계가 쪼들리고 있는 것이다. DSR 70% 이상인 차주들의 대출 잔액은 764조8000억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4%다.

다중채무자 수도 226만명이나 됐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로, 이들의 전체 대출액은 31조2000억원,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1억2898억원으로 추산됐다. 평균 DSR은 62.0%였다.

또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는 1인당 평균 대출액이 7582만원으로 3개월 사이 108만원 늘었다. DSR 평균은 67.0%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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