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GM, 최소 1000명 추가 감원
업계 관계자 “미국·우리나라 산업환경 달라”

한 시민이 서울 서초 소재 포드 자동차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민이 서울 서초 소재 포드 자동차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사업전환에 따른 대규모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연일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전기차 시장 환경은 아예 다르다며 반박했다. 우리나라 전기차 판매 대수는 미국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매우 적고 미숙한 인프라와 보조금 감액, 전기료 인상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전기차 사업전환으로 인한 인원감축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4일 업계와 외신보도 내용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대규모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포드자동차가 계약직과 정규직 직원 최소 1000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라는 윌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왔다.

스텔란티스는 올 초 지프 ‘체로키’를 생산하던 일리노이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해당 공장에는 1350명이 일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 제너럴모터스(GM)도 5만명이 넘는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미국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는 주된 이유로 전기차 사업전환이 거론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월등히 적어 적은 인력으로도 조립생산이 가능하며 투자 대비 수익성과가 미진하다. 이에 업체들이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인원감축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전기차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 금속노조는 지난 4월 미래차 전환 정책 수립 과정에서 노조의 참여를 보장해달라는 ‘자동차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요구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해당 요구안에는 미래차 전환에 따른 부품사 고용보장 및 지원대책 마련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남의 일’이라는 반응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어 제조 과정에서 인력이 많이 필요 없어질 수 있다”면서도 “그건 전기차가 많이 판매될 때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도 “우리나라와 미국은 자동차 산업 환경이 다르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차 충전설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고 보조금도 매년 조금씩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전기료도 상승해 전기차 충전요금도 상승추세”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판매량도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수준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내에서 총 45만731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반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초부터 3분기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배터리 전기차 대수는 52만5000대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총 전기차 대수가 미국에서 9개월간 판매된 대수보다 못한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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