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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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과 리볼빙 서비스의 연체액, 연체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서비스 연체총액은 1500억원, 연체율은 평균 2.38%를 기록했다. 카드론의 연체액은 7600억원, 연체율은 평균 2.13%였다.

리볼빙 서비스는 결제대금이나 현금서비스 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해 갚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의 상황에서는 유용한 서비스지만, 수수료율이 법정최고금리인 20%에 달해 자칫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카드값을 상환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2021년 1분기 기준 5조5400억원이었던 리볼빙 이월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7조3400억원으로 2년 만에 32.5%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연체율과 연체액이다. 2021년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연체액 총합은 1000억원, 연체율 1.76%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 총 연체액은 1500억원으로 50% 증가했고, 연체율 또한 평균 2.38%로 0.62%p 상승했다.

카드사별로는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이 2.96%로 가장 높았고, 우리카드는 지난해 4분기 대비 0.50%p 상승한 2.85%를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7개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1%대를 유지했다.

카드론 연체액과 연체율 또한 크게 늘었다. 급격한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2021년 1분기 기준 13조원 수준이었던 카드론 이용 누계액(연간회계연도 기준)은 2022년 1분기 11조, 2023년 1분기 10조원 수준으로 감소를 지속했다.

하지만 연체잔액은 2021년 1분기 6200억원에서 같은 해 말과 2022년 3분기까지 5000억원대로 줄었다가 2022년 말부터 급격히 증가해 올해 1분기 7600억원으로 늘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2.13%로 상승했다. 카드론 이용은 줄었지만, 연체는 늘고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별로 우리카드의 연체율이 2021년 1분기 1.23%에서 올해 1분기 2.14%로 가장 크게 올랐고, 신한카드는 2.14%에서 3.00%로 상승하는 등 대다수 카드사의 연체율이 확대됐다. 다만, 현대카드는 2.71%에서 2%로 유일하게 감소했다.

최 의원은 전체 카드사의 연체율이 서서히 상승해 평균 1%를 기록한 가운데, 카드론과 리볼빙 서비스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의 연체액과 연체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서민 가계부채의 위험 신호등이 빠르게 점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5월 기준 12.87~14.56%에 달하는 카드론 평균 금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카드사가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는 상황 또한 연체율을 낮추지 못하는 데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위험채권을 뜻하는 카드사 총 채권 대비 고정이하채권비율도 2년 만에 처음으로 평균 1%를 넘어섰다. 2021년 1분기 0.99%였던 비율은 2022년 2분기 0.73%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3분기부터 상승하기 시작, 올해 1분기에는 1.04%를 기록했다.

최 의원은 “카드론과 리볼빙 서비스 연체율이 평균 2%를 넘어서고, 일부 카드사에서는 3%르 넘어서는 등 계속해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대손충당 적립률을 늘리는 등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그에 앞서 서민들이 연체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금리의 카드론에 대한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리볼빙의 위험성 안내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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