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리차드 마이어, 여러 여성들 성추문한 인물로 알려져
계층 간 갈등과 사회분열 조장, 초고가 분양의 상대적 발탁감 

오아름 기자 
오아름 기자 

꺾이지 않는 물가 상승에 서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초고가를 자랑하는 럭셔리 주거 상품 분양 소식이 전해져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에서 사고 팔린 5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는 88건(계약 해제 건 제외)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1만1037건)의 0.8%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체(4만823건)의 0.35%(144건)에 그쳤다.

그러나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148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 증가했지만,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소득은 107만6000원으로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 차이가 10배 이상인데 증가율 마저 2배 수준으로 분배가 악화됐다.  

초고급 주거단지를 내세운 주상복합 아파트 ‘더 팰리스73’의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라는 광고 문구가 반감을 얻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팰리스73은 쉐라톤 팔래스 강남’호텔이 있던 자리에 들어서며, 2027년 9월 준공 예정이다. 

논란이 일자 ‘더 팰리스73’ 시행사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본 홈페이지 내에 사용된 문구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의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지 못한 표현으로 많은 분들께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라는 광고 문구는 사라졌다. 하지만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가 소비자의 감정을 거스르는 경우, 불쾌감을 만들고 반감을 불러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기업 이미지 실추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시민은 SNS에 “그저 놀랍다. 이렇게 대놓고 평등을 비하하고 노골적으로 불평등을 찬양하다니. 천박한 자본주의, 욕정의 더 팰리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은 “분양 슬로건만 봐도 초양극화 시대임이 느껴진다. 현실은 언제나 드라마보다 더 심하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된 광고 문구. 사진출처= ‘더 팰리스73’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된 광고 문구. 사진출처= ‘더 팰리스73’ 홈페이지 캡처

더 팰리스73은 해외 유명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건축에 참여했다는 점을 홍보했다.

미국의 유명 건축가인 리처드 마이어의 국내 유일 주거 프로젝트임을 강조하면서, 초고급 주거단지라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워 최대 73세대만 입주 가능한 희소성을 내세웠다. 아직 분양가격이 정확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면적에 따라 120억원에서 최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건축에 참여한 리처드 마이어가 성추문에 휩싸인 인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리차드 마이어는 2009년 당시 75세의 나이로 24살의 조수 로라 트림블 엘로겐을 집으로 초대해 옷을 벗어달라 요구하고, 이를 털어놓자 해고했다고 한다. 이후 그 여직원이 회사 관리자에게 이를 털어놓자 구조조정 명분으로 해고됐고, 비슷한 일을 당한 여성 직원은 5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논란의 더 팰리스73이 원래 세웠던 분양 계획대로 잘 될지 의문이다. 

고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의 시름이 깊어져 가는 가운데 불평등과 양극화의 가속화는 사회 해체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최근 미디어에 대한 이용자들의 윤리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광고문구나 마케팅 방식에 대한 도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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