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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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카드론 이용금액이 늘었고, 리볼빙 잔액도 증가했다. 카드사의 대출이나 리볼빙은 금리가 높은 만큼 연체율도 따라 상승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10조445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이용금액 8조647억원보다 29.5%(2조3804)억원 늘었다.

잔액 기준으로도 카드론 규모는 증가세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말 29조1070억원이었던 카드론 잔액은 ▲2020년 말 32조460억원 ▲2021년 말 33조270억원 ▲2022년 말 33조6450억원 ▲올해 3월 말 기준 34조1210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리볼빙 이월잔액도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리볼빙 잔액은 6조1771억원에서 올해 1분기 7조1196억원으로 15.3%(9425억원) 증가했다. 1조원 가까운 증가세다.

리볼빙은 매월 갚아야 하는 신용카드 결제대금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이월해주는 서비스다. 해당 월에 갚아야 하는 최소결제비율은 소비자가 직접 정할 수 있지만, 결제대금의 5~10%만 갚고, 남은 결제대금은 뒤로 미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카드론과 리볼빙 금리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올해 1월 15%대였던 카드론 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달 30일 기준 14.11%로 내려왔지만, 중저신용자의 경우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한다. 리볼빙 금리 역시 법정최고금리에 가깝기 때문에 이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의 부담은 계속 커지게 된다.

특히, 카드론을 받는 금융소비자 다수가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실제로 주요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를 넘어섰다. 업계 연체율이 1%를 넘어선 것은 2년 만이다.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된 예정인 가운데,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카드는 카드론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이들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카드론 이용금액은 8조18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0조2235억원보다 20.0%(2조432억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급전이 필요한데 은행 대출이 어렵거나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인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의 연착륙을 통해 건전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카드사들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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