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내수 중심 경제발전 전략…2035년까지 내수 확대 기대
김병주, 연례 서한서 “中, 수출 위주 세계 경제 엔진 아닌 거대 내수시장”

사진=MBK파트너스
사진=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가 중국 내수시장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수출 위주의 국가가 아니며,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김병주 회장의 판단은 지난해 말 중국공산당이 발표한 내수 확대 전략과 일맥상통해 성과가 기대된다. 다만, 올해는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투자 결실에 주목해야 할 전망이다.

◆ 中 ‘내수 기업’ 투자 진행 중…“성장 가능성 주목”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달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연례서한에서 “중국은 수출 위주의 세계 경제 엔진이 아니라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며 “2010년부터 중국의 가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했지만, 수출의 기여도는 줄어들고 있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은 수출보다는 내수진작을 통한 성장 정책을 주도할 것이다.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도 내수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중국 내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포트폴리오 자료에 따르면 경영권 인수 등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 중국 기업은 ▲선저우주처(CAR Inc.) ▲이하이 카 서비스(eHi) ▲시안리(Siyanli) ▲웬두(Wendu) 등이다. 

선저우주처는 중국 렌터카 업계 1위 기업으로, 홍콩증권시장에 상장된 업체다. 2020년 12월 MBK파트너스가 지분 20.86%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앞서 2019년에는 중국 렌터카 2위 업체인 이하이 카 서비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외에도 뷰티‧스파 업체인 시안리(Shanghai Siyanli Industrial)와 교육기업 웬두(Wendu Education Group) 등이 MBK파트너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웬두는 대학원 입학시험 교육을 진행하는 기업으로, 중국 32개 성에서 약 1000개의 학습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중국 ‘소비재’와 ‘내수 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중산층의 확대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서한에서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는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중산층 생성으로부터 혜택을 받도록 설계돼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4호 펀드에 포함된 중국 포트폴리오. 사진=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 4호 펀드에 포함된 중국 포트폴리오. 사진=MBK파트너스

◆ 2035년까지 내수 확대 기대…중장기적 성장 가능성↑

실제로 중국은 향후 10여년 내수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4일 중국은 내수 확대 요강을 발표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발표한 ‘내수 확대 전략계획 요강(2022~2035년)’은 소비·투자 지속 확대 및 완전한 내수 확대 체계 구축을 통해 내수를 중심으로 국내외가 상호 촉진하는 쌍순환 발전구도 구축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경제발전 전략이다.

중국의 내수 확대는 수출 감소와 직결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중국이 내수 확대에 중심을 둔 경제발전 모델을 선정한 직접적인 원인은 그간 중국 경기 회복을 이끌었던 수출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수출보다는 거대한 내수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김병주 회장의 판단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기가 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으로 인해 ‘완만한 회복 과정’을 밟을 것으로 판단해 중국 투자 성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전망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경기는 여전히 팬데믹으로부터의 완만한 회복 과정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가계의 자생적인 소비 회복과 부동산의 지속 가능한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중국 가계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미래 소득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인 기대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활동의 진일보 정상화에 소득은 증가하겠지만, 2020년 이전의 소비력으로 회복하는 데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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