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드고릴라
사진=카드고릴라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간편결제 서비스 및 플랫폼의 유료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카드 사용자 10명 중 9명가량은 서비스가 유료화될 경우 사용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2147명을 대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유료화 시 사용 의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5%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간편결제가 유료화돼도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11.5%에 그쳤다.

지난 3월 21일 현대카드가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국내 들여온 이후 삼성전자가 각 카드사에 삼성페이에 대한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삼성페이가 유료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절대 강자인 삼성페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카드사들과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단체계약을 맺었고, 앱 등에서 삼성페이와 같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의 결제를 사용할 수 있는 로열티만 일부 지급했을 뿐, 계약을 매년 자동 연장해왔다.

기존 계약은 8월 11일부로 종료되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각 카드사별로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애플페이 도입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유권해석을 통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카드사의 애플페이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결제 수수료 등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애플은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삼성페이가 실제로 유료화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만일 삼성페이가 유료화될 경우 조달비용 상승,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가뜩이나 고민이 많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혜택이 좋은 이른바 ‘혜자카드’ 단종, 무이자 할부 개월 수 단축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해 카드사들이 이미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더 커진다면 소비자 혜택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간편결제 이용액과 이용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와 간편결제사가 어떤 방식으로 수수료 이슈를 해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다만, 분위기를 볼 때 간편결제 수수료율 수준이 관건일 뿐 유료화 수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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