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각 카드사에 삼성페이에 대한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지난 3월 국내에 도입된 애플페이처럼 수수료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은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성 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카드사에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기존 계약은 8월 11일부로 종료되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고, 각 카드사별로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삼성전자와 삼성페이 관련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단체계약을 맺었고, 앱 등에서 삼성페이와 같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 결제를 사용할 수 있는 로열티만 일부 지급했을 뿐, 이를 매년 자동 연장해왔다.

삼성전자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애플페이 도입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유권해석을 통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카드사의 애플페이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결제 수수료 등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삼성전자에서는 삼성페이 수수료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애플이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와 결제 건수나 결제 금액에 따라 요율을 차등화하는 슬라이딩 방식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삼성페이가 실제 유료화될 경우 카드사들이 느낄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최근 급격하게 오른 금리로 조달비용이 커지면서 1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해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은 460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2.7% 줄었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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