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건설
사진=롯데건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유동성 위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하석주 대표의 후임으로 왔다. 박 대표는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경영 전문가’다. 특히 전략적 사고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한 이후 계속 롯데그룹에서 일했다. 1999년 롯데정책본부로 자리를 옮기고 조정실장·운영팀장·사업총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롯데물산으로 옮겨 사업총괄본부장, 2017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2019년 롯데지주로 옮겨 경영개선실장에 임명됐다. 건설업과 그룹 전략과 관련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롯데물산 재임 시절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이력도 있다. 2016년 노병용 전 롯데물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로 구속되자 대행을 맡아 2017년 2월 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을 끌어냈다.

특히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재무전문가를 CEO에 앉힌 이번 인사는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발 PF 사태로 자금난에 직면하며 한 때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위기설이 돌았다. 박 대표의 첫 과제는 유동성 위기 극복이었다. 롯데건설의 구원투수로 온 박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취임 후 한 달 반 만에 메리츠증권 주관으로 부동산 PF 관련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조성한 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한 1조2000억원 PF를 갚았다. 나머지는 롯데케미칼에서 빌린 5000억원을 갚으며 그룹에서 빌린 돈을 모두 상환했다. 취임 몇 달 만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움직이며 유동성 위기를 불식시켰다. 구원투수 역할에 성공한 것이다. 

이렇듯 박 대표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제 그룹에서 인정받은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월 2일 시무식을 통해 ‘미래 성장 역량 확보와 내실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미래 성장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미래 성장 역량 확보를 주문했다. 덧붙여 “건설업의 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기술 연계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상품 개발에 지속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수소·모빌리티·도심항공교통(UAM) 등 그룹 신성장 사업과 연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R&D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가 주문하는 내부 혁신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소통이다. 직급·세대·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의견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한국지식센터에서 12명의 MZ세대 직원들과 타운 홀 미팅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박 대표는 “일방적인 소통보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경계를 허무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오늘 같은 자유로운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관행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집중하고, 기존의 생각을 바꾸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경영선언이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의 뛰어난 리스크 관리와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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