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진보라 기자]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대출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완화로 주택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는 가운데 6억원 초과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오르며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초구 아파트의 이달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하는 등 강남지역 고급 아파트에서 고가 낙찰도 속출하고 있다.

27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6일 현재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86.9%로 2009년 9월(9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LTV·DTI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시장이 술렁이면서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높아진 것이다.

이 가운데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월 현재 85.1%로 지난달(81.6%)에 비해 3.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09년 9월(88.6%) 이후 4년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6억원 초과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눈에 띄게 오른 것은 이달 LTV 완화로 6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 가능금액이 6억원 이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수도권 아파트의 1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억원 이하의 LTV가 종전 60%에서 이달 들어 70%로 10%포인트 늘어난데 비해, 6억원 초과 아파트는 50%에서 70%로 20%포인트 높아졌다.

이달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7.5%로 7월(86.8%)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면서 낙찰가율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의 8월 낙찰가율은 연중 최고치인 101.9%로 평균 감정가(100%)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서초구는 이달에 낙찰된 아파트 5가구가 일제히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하며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입찰한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77.7㎡는 총 7명이 응찰해 감정가(6억원)의 104%인 6억2505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또 지난 14일 입찰한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105.5㎡는 17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7억1천만원)의 103%인 7억2799만9000원에 낙찰됐다.

역시 8월에 낙찰된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 아파트, 또다른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 방배동 삼환나띠르빌 등도 모두 낙찰가율이 100% 이상이다.

강남구도 8월 평균 낙찰가율이 91.6%를 기록하며 90%를 넘겼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60.3㎡는 최근 감정가(19억7000만원)의 103%인 20억3001만원에 낙찰됐다.

이런 현상은 서초·강남구의 집값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 LTV·DTI 완화 방침이 발표된 지난달 24일 이후 한 달간 서초구와 강남구의 아파트값은 각각 0.51%, 0.38%가 오르며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나란히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최근 '싱크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송파구는 8월 낙찰가율이 81.1%로 지난달(83.9%)에 비해 떨어졌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8월은 휴가철임에도 아파트 경매 시장이 이처럼 달아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LTV·DTI 완화, 재정비 활성화 방안 등 발표로 주택거래가 살아나면서 경매 시장에도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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