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6일. 포항제철소는 하나의 고립된 섬이 됐다. ‘산업의 쌀’로도 불리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멈췄다. 1973년 최초로 쇳물을 뽑아낸 이래 사상 초유의 사태. 이를 복구하고자 했던 135일간의 사투 일지가 담긴 신간 ‘함께 만든 기적, 꺼지지 않는 불꽃’이 출간됐다.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에 참여한 연인원은 140만여명에 달했다. 포항·광양 두 제철소의 전·현직 직원들은 추석 연휴와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공장 복구에 힘을 쏟았다. 공무원·해병대·소방대도 가세했다. 이처럼 국내외 포스코 협력·고객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넘어 대한민국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보탰다.

5시간을 버스로 달려와 복구작업에 참여한 직원들. 고칠 수 있는 것은 모두 고치는 명장(名匠)과 그를 따르는 기술 인력. 제철소 복구 경험을 보유한 책임자와, 침수 직전에 용광로를 멈추는 결단을 내려 피해를 줄인 경영진까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의 머리에는 오로지 ‘포항제철소의 조기 복구’밖에 없었다.

여의도 면적 3배에 달하는 포항제철소 생산라인이 각고의 노력에 힘입어 완전 침수 135일 만에 복구됐다는 소식에 19명의 필진이 모였다.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이 펴낸 이 책은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복구작업에 참여한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일련의 복구 과정을 생생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박상준 외 18인 저·나남출판사·436쪽·2만5000원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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