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협의회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이 KB금융그룹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2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KB금융 노조협의회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이하 수은) 인니금융 대표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안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수 대비 찬성 비율 6.39%, 출석주식 수 대비 찬성 비율 7.77%로 부결됐다.

가결을 위한 조건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수 대비 4분의 1 이상, 출석주식 수 대비 과반수 이상이 돼야 한다.

KB금융 노조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조 추천 또는 우리사주조합 추천 등의 형태로 후보를 추천했지만, 모두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e Shareholder Services)는 KB금융 노조의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KB금융 노조가 임 후보를 추천한 이유는 해외사업 경력이다. 현재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은 결국 해외투자에 대한 이사회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정 KB금융 노조협의회 의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의 해외사업 순이익은 4대 시중은행 중 최저”라며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 부코핀의 경우 2018년 최초 지분투자 이후 순손실이 8000억원을 넘어 누적 1조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경종 후보는 수은에서 33년간 해외투자금융부, 리스크관리부 등에서 근무하며 해외사업 및 리스크관리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KB금융의 취약한 해외사업 부문의 실무 경험과 리스크 관리 등에 경험이 있고, 실질적 요건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윤종규 회장은 “부코핀 은행 인수 후 코로나로 부실이 확대됐고, 영업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고, 정상화하는 데 5년 정도 걸릴 것 같다. 장기적으로 부코핀이 좋은 투자가 되기를 바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조가 제안한 정관 일부 개정의 건도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수 대비 찬성 비율 5.04%,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 비율 6.13%로 부결됐다.

이는 KB금융 대표이사를 선출할 때 청와대, 행정부, 사법부, 국회, 정당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인사에 대해서는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간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최근 정부의 금융사 인사 개입 등 ‘관치금융’ 지적이 많은 가운데, 정관에 명시에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자는 취지다.

한편,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 상근감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은 가결됐다. 기존 사외이사인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등에 대한 재선임 안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사외이사 7명 중 여성의 비율이 42.8%로 높아졌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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