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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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오름세는 둔화되겠지만,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2일 ‘BOK 이슈노트’에 실린 ‘물가 여거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에서 “최근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리스크 요인들이 적지 않게 잠재해있는 만큼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오름폭을 줄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5%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작년 11월과 12월에는 두 달 연속 5.0%를 기록,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 1월 소폭 상승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추이, 공공요금 인상 폭 및 시기, 유가 및 공공요금 상승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 기대 인플레이션 변화 등이 향후 물가 흐름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의 경우 중국 리오프닝, 글로벌 여행 수요 증가 등에 따른 원유 수요 확대, 러시아 감산에 따른 공급불안 가능성 등이 유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오름세 둔화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연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직·간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인상 폭 및 시기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게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가와 공공요금 상승폭이 확대될 경우 생산원가 상승을 통해 다른 재화나 서비스 가격에 대한 이차 파급영향이 나타나면서 근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근원물가 중에서도 개인서비스 물가와 비근원물가 간에 연관성이 크고 지속성도 높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비근원물가에서 개인서비스 물가로의 전이 정도가 비근원물가 상승기에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국제유가 및 공공요금 상승에 따른 근원물가로의 이차 파급영향이 적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유가 및 공공요금 상승과 그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7월 4.7%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올해 체감도가 높은 공공요금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1월 3.9%, 2월 4.0% 등 다소 올랐다.

한은은 “석유류와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체감도가 높아 기대인플레이션과의 연관성이 큰 편”이라며 “특히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기대인플레이션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의 경우 노동시장 여건 변화가 근원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노동공급 회복 속도가 빠르고, 실업자 수 대비 빈 일자리 수 비율 상승폭도 작아 미국에 비해 덜 견조한 만큼 노동시장 수급 여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미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장은 “향후 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는 만큼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외 경제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대응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뿐만 아니라 경기 및 환율 흐름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성장·물가 상충 관계, 외환·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졍교한 정책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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