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2년 연속 해외수주 1위
국내 시장 침체 속 ‘신의 한 수’

오세철 사장. 사진=삼성물산
오세철 사장. 사진=삼성물산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2021년 취임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오 사장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오 사장은 삼성물산 사장자리에 오른 뒤 2년의 임기 동안 해외건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6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51억1184만 달러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가 2017년에 현대엔지니어링에 1위를 내주고 8위까지 미끄러졌다. 그 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오 사장이 키를 잡고 해외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삼성물산은 2021년 5년 만에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되찾게 됐다. 2020년보다 해외 수주실적이 53%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는 현대건설 수주실적(26억9500만 달러)의 2배 수준인 53억8200만 달러 규모 일감을 따내면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해까지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하게 된다면 임기 내내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여기에 힘입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87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1년 삼성물산이 올린 영업이익(2510억원)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경기가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이룬 성과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오 사장은 모듈러건축 분야에서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모듈러주택팀을 건축본부 아래로 재배치하고 UAE 모듈러주택 프로젝트 등을 중동 모듈러시장 조사를 진행하면서 사업성 파악에 나선 데 이어 국내 모듈러시장 선발주자로 국내외 준공실적을 쌓아온 포스코건설·포스코A&C 등 포스코그룹과 전략적 협업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오 사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해외 대규모 모듈러 사업에서 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모듈러 제작 시설도 건설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지난달 25일 사우디 국부펀드와 모듈러 협력 관련 상세 MOU를 이끌어 냈다. 이번 MOU를 계기로 삼성물산이 모듈러 제작시설을 사우디에 설립·운영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모듈러를 활용해 네옴시티 등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 메가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오 사장은 임기 마지막해에 그린수소,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모듈러건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영역 등 신사업부문에서 결실을 얻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2년 동안 해외건설사업 확대와 국내 선별수주 전략으로 내실을 다진 만큼 이제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회사는 해외 수주부문에서 중동과 동남아 등 주력시장에서 에너지와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분야 수주를 추진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뒀다. 오 사장은 이미 중동 등 해외에서 친환경에너지사업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의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사업, 우크라이나 청정수소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글로벌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마스다르와 수소 및 신재생사업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수소에너지, 모듈러, 태양광 등 신사업 추진 방향성을 잡고 제반작업을 다져온 만큼 올해는 실질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오 사장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3년 임기 내내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오아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