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사장. 사진=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사진=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2021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윤 사장은 정통 현대건설 맨으로 취임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드웨어 중심의 아파트에서 벗어나 고급호텔을 표방한 ‘디에이치’를 론칭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윤 사장은 매출에서 주택통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에만 21조239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첫 매출 20조 클럽 진입과 함께 역대 최대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공종별로 보면 건축·주택부문에서만 1조원 넘게 매출이 늘었다. 이는 현대건설 현장소장 출신으로 잔뼈가 굵은 윤 사장의 노하우가 보탬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윤 사장은 2020년 있었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직접 조합원이 되는 등 수주전의 중요한 고비마다 기발한 전략을 보였다.

윤 사장 취임 후 신규수주가 꾸준히 늘었다. 2020년 27조1590억원에서 2021년 30조269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2년엔 2021년 대비 17.0%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따낸 신규수주로는 필리핀 남부 철도 공사, 사우디 네옴시티 터널 공사,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공사, 광주 광천동 주택재개발, 이태원동 유엔사부지 사업, 광양항 광역 준설토 투기장 조성공사 등이 있다.

도시정비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9조3395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우고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4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윤 사장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소폭 높게잡았다. 이는 국내 건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신규수주 목표를 구체적으로 보면 국내 10조8000억원, 해외 5조7000억원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신규수주 19조8000억원 가운데 국내에서 16조9000억원, 해외에서 2조9000억원을 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눈높이는 대폭 낮추고 해외는 크게 높인 것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관련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국내 사업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내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지난해 충분한 일감을 쌓은 만큼 확장보다는 내실을 챙기겠다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이에 도시정비 3실을 신설했다. 새로 만들어진 도시정비 3실은 현대건설이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관련 업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자금 유동성 관리가 주된 임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존재했던 도시정비 1·2실은 지역별로 신규 수주를 담당한다.

더불어 현대건설은 이달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중국건축 제6공정국 유한공사(CCSEB)와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건축6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진출하지 않았던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신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향후 중동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수주 등 제2의 해외 건설 수주 붐 재현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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