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격인하·코로나 종식 선언·유가 및 원자재가 안정
탄소중립 신기술 개발·저출산 정책효과·2030 엑스포 유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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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인들이 계묘년(癸卯年) 가장 듣고 싶은 뉴스는 ‘금리 전격인하’와 ‘탄소중립 신기술 개발’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새해를 맞이해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을 통해 전국 73개 상공회의소와 기업인 3267명을 대상으로 ‘2023년 기업인이 염원하는 희망뉴스(가상뉴스)’를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희망뉴스는 ‘경제대응’ 부문과 ‘미래준비’ 부문으로 나눠 조사했으며, ‘경제대응’ 부문에서는 ▲금리 전격인하 ▲코로나 종식 선언 ▲유가·원자재가 안정이 꼽혔다. ‘미래준비’ 부문은 ▲탄소중립 신기술 개발 ▲저출산 정책효과 ▲2030 엑스포 유치 순으로 응답됐다.

◆ “물가안정에 따른 금리 인하로 한숨 돌리다”

‘금리 전격인하(51%)’가 경제대응 부문 희망뉴스 1위로 꼽힌 것은 지난해 급격히 상승한 금리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준금리는 전세계적 높은 물가상승과 美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지난 한해 총 7차례 인상됐고, 올해 13일 열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연 3.50%로 0.25%p 올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금리부담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싲우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취급액)는 작년 5.92%로, 전격동기(3.30%) 대비 2.64%p 상승했다. 작년 초 2% 중반 수준의 우량회사채(3년, AA-) 금리는 올해초 5%대를 넘나들고 있다. 대한상의가 최근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지난 3분기까지의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저년동기대비 2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이어진 급격한 긴축통화정책의 효과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침체, 투자위축, 기업·가계부채 불안 등 실물경제의 곳곳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국내 물가수준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경제활성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정책도 열어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4년 만에 종식선언”

경제대응 부문 희망뉴스 2위는 ‘코로나19 종식선언(42.9%)’이 선정됐다.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피해구제를 위한 대규모 확장개정정책을 펼치며 유동성이 증가했고, 글로벌 인프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대한상의가 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OECD국가 평균과 한국의 코로나 이전 3년 평균 물가상승률은 각각 2.3%와 1.3%였으나, 코로나 이후 3년 평균은 2.8%와 2.7%로 올랐다.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GDP)은 OECD는 2.3%에 1.4%로, 한국은 2.8%에서 2.0%로 주저앉았다.

◆ “마친내 끝난 러시아-우크라 전쟁…유가·원자재가 안정”

경제대응 부문 희망뉴스 3위는 ‘국제유가·원자재가 안정(39.1%)’이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한때 배럴당 122.53달러(두바이유 기준, 3월8일종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배럴당 80.02달러(1월13일 종가)까지 안정됐다. 전쟁 초기 원자재가격도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금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최근 국제유가·원자재 가격안정은 공급망 자체가 정상화돼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저하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돼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추가적인 유가·원자재가 안정은 물론 예상보다 빠른 세계경제 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 “수출시장 회복”과 “보호무역 리스크 해소”

기업인들은 이외에도 ▲중국 등 소비재 수출시장 회복(19.0%) ▲반도체 +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배터리)·방산·원자력) 등 주력산업 수출 호조(16.8%) ▲K-콘텐츠 문화산업 수출 확대(16.0%) ▲美 IRA, 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보호무역 리스크 해소(15.0%) 등을 경제대응 부문 희망뉴스로 꼽았다.

◆ “한국기업, 탄소중립 신기술 개발 성공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사회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인들은 미래준비 부문 희망뉴스로 한국기업의 ‘탄소중립 신기술 개발(46.6%’을 가장 염원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탄소중립실장은 “탄소중립은 이제 시작단계로 30년 이상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수단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선택의 폭을 좁혀나가야 하며, 탄소중립 달성의 열쇠인 혁신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중심의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 “대한민국 저출산 마침내 졸업”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1년에는 0.81명으로 내려앉았고,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194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전반의 침체를, 장기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와 국가 경제시스템 위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인들이 미래 대응 부문 희망 뉴스 2위로 ‘저출산 대책의 가시적 성과(35.5%)’를 꼽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출산비용 지원, 양육수당 등 복지정책과 함께 주거, 일자리, 노후 등 사회·경제정책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기존 영아수당을 부모급여로 개편해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제를 추진한다.

◆ “부산, 2030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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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은 미래 준비 부문 희망뉴스 3위로 ‘2030 엑스포 유치(29.4%)를 뽑았다. 2030년 부산이 세계박람회 개최에 성공하면 경제효과는 61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대만민국은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메가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올해 3월 현지실사(잠정)를 시작으로 6월과 11월 종합프리젠테이션을 거쳐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표결을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기업인들은 ▲노사정 대타협 및 노동개혁(28.6%) ▲국회 협치를 통한 경제지원입법 활성화(27.9%) ▲교육개혁안 통과(19.7%) ▲남북 경제협력 추진(12.3%) 등도 미래준비 부문에서 듣고 싶은 희망뉴스로 응답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수출 세계 6위 달성, 방산 분야의 대규모 수주, K-콘텐츠의 활약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도 우리 기업인들이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처럼, 한국경제의 각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새해에 품은 소망들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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