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유통사 넘어 ‘종합 모빌리티 기업’ 표방
2025년 매출 3조6000억 및 영업익 1000억 목표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그룹 대표. 사진=코오롱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그룹 대표. 사진=코오롱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사업 자회사인 코오롱모빌리티 그룹이 ‘코오롱 4세’ 이규호 사장과 전철원 사장 각자 대표 체제로 첫 발을 내딛었다. 작년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연간 매출에서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알짜 사업 부문의 독립이다.

그간 코오롱글로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동차 사업의 부흥을 견인해 온 이 사장으로서는 경영권 승계의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수입차 유통을 넘어 모빌리티 전반에서 캐시 카우를 육성하는 것이 그의 숙제다.

코오롱은 4일 코오롱모빌리티가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오롱글로벌이 지난 2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수입차 유통 판매 사업에서 오랜 기간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확대해 종합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5대 핵심 사업으로 ▲브랜드 네트워크 강화 ▲사업 카테고리 확장 ▲신사업 진출 ▲온오프라인 역량 겸비 ▲인증 중고차 확대 등이 제시됐다.

우선 코오롱모빌리티는 신차 유통 사업에서 2021년 딜러십 계약을 추가한 지프와 폴스타 같은 브랜드를 계속 도입하고, 전기 오토바이 등 친환경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고차 사업 경우 그룹 차원에서 통합 조직을 신설하고, 정밀한 차량 진단 능력을 바탕으로 전국 단위 인증 중고차 판매 역량을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또 코오롱모빌리티는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해 전국 94개 네트워크와 촘촘한 영업망을 토대로 신규 및 지역 고객을 확보하고, 체계적 정비가 가능한 애프터 서비스(AS)로 유통 접점 확대도 모색할 계획이다. 더불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고객 접점 확대와 멀티 콘텐츠 제공을 통해 판매 차량의 하이브리드 전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연관 신사업으로는 구독 및 시승 플랫폼 서비스가 준비 중에 있으며, 모빌리티 관련 럭셔리 굿즈 같은 유통 포트폴리오 확보도 추진될 에정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고객의 생애 주기에 맞추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해 ‘인생의 파트너’로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포부다.

4일 코오롱모빌리티 그룹 출범식에서 이규호 대표(왼쪽)와 전철원 대표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코오롱
4일 코오롱모빌리티 그룹 출범식에서 이규호 대표(왼쪽)와 전철원 대표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코오롱

정량적 목표로는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및 영업 이익 1000억원 달성이 제시됐다. 차량 판매는 신차와 중고차를 포함해 기존 3만대 수준에서 5만대로 증대한다는 목표다. 코오롱모빌리티의 지난해 잠정 실적은 매출 2조2000억원과 영업익 7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연 평균 19.2%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모습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이 같은 목표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독립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구조를 유연화했다. 그룹 산하에 BMW와 롤스로이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과 보스 등의 판매 사업을 운영하는 한편 수입차 유통 판매 법인인 코오롱아우토(아우디)와 코오롱오토모티브(볼보), 코오롱제이모빌리티(지프)는 자회사로 편입하는 식이다.

이 밖에 모빌리티 사업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과 효율적인 의사 결정 체계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두 대표 또한 전문성을 살린 역할 분담으로 효율적인 경영에 나섰다. 이 사장은 미래 성장 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디지털 전환(DX) 시스템 구축, 재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전 대표는 세일즈와 AS 워크 관리 등을 총괄키로 했다.

이 사장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도록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미래 가치 창출과 사업 구조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신차 사업 중심으로 다양한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 고객 중심의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도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코오롱모빌리티는 오는 31일 인적 분할에 따른 재상장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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