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639조원 규모’ 2023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야당 불참 속 이뤄진 대통령 시정연설…헌정사상 처음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전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 추세 속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지고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이 입는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639조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약자‧복지’ 방안으로 ▲생계급여 인상 ▲사회보험 확대 ▲한부모가족 지원 강화 ▲장애수당·장애인 고용장려금 인상 ▲장애인 이동권 강화 ▲반지하·쪽방 거주자 지원 ▲청년주택 확대 ▲기초연금 인상 등을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윤 대통령은 “첨단전략산업과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중소‧벤처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양성과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총 1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며 “원전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원전 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방안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양자 컴퓨팅, 우주항공,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총 4조9000억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 자원개발 투자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니켈, 알루미늄 등 광물 비축, 그리고 수입선 다변화 추진을 위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현무 미사일, F-35A, 패트리엇의 성능 개량, 장사정포 요격체계 등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에 5조3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로봇, 드론 등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 전환을 위한 투자, 군 정찰위성 개발, 사이버전 등 미래전장 대비 전력 확충 등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장병의 눈높이에 맞춰 병영환경을 개선하고, 사병봉급을 2025년 205만원을 목표로 현재 82만원을 내년 130만원까지 인상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합리적인 보상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5월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추경안도 국회의 초당적 협력으로 무사히 확정 지을 수 있었다”며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하고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아예 입장조차 하지 않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는 대신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 종북 주사파 발언, 검찰·감사원의 수사·감사를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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