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다보스포럼 등 대외 활동 늘리는 김동관 사장
한화그룹, 에너지·탄소중립·방산 및 우주항공에 약 37조원 투자…김 사장 주력 사업
재계, 김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올랐다는 관측…성과 낼지 주목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솔루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솔루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대내외 활동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그룹 내에서도 김동관 사장이 주도하는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에 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본격적인 승계가 시작되면서, 그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사장의 올해 본격적인 대외행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진행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부터였다. 지난달 21일 한화그룹을 대표해 자리에 참석한 김 사장은, 이후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에도 참여해 대외 경영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경제 협력 강화 논의에서, 한화가 주력하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협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미 경제동맹이 태양광까지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밝혔고, 이에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도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양국의 주요 협력 분야로 반도체·배터리와 함께 태양광을 언급했다. 이를 통해 향후 한미 경제 협력이 반도체와 배터리, 원전 등에 이어 태양광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올해 초에는 미국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을 인수하는 등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또한 미국 모듈 생산 라인에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솔루션의 큐셀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에서 168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에서 380MWh(메가와트시)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 개발에 착수하며 현지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미국 와이오밍 주에서 15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2023년 말까지 완공한 뒤 현지 에너지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내용의 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던 김 사장은 곧바로 스위스로 이동해 ‘다보스 특사단’에 합류했다.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파견한 ‘다보스 특사단’에 참여한 것이다.

다보스 특사단에 참여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솔루션
다보스 특사단에 참여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솔루션

지난달 23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다보스포럼에서 김 사장은 특사단과 함께, 에너지·국제관계 전문가인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S&P글로벌 부회장을 만났다. 클린턴 대통령부터 트럼프 대통령까지, 미국 4개 행정부 에너지부 자문위원을 지낸 예긴 부회장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정학적 변화와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나경원 특사와 토마스 도닐런(Thomas Edward Donilon) 블랙록 의장의 만남도 주선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이후 김 사장은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 CEO와 만나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협력 가능성도 논의했다. 또 탄소 절감에 나서고 있는 다국적 광물·자원 기업 리오 틴토(Rio Tinto), 3D프린팅 기술로 로켓을 만드는 미국의 우주기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 등을 만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 CEO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한화의 핵심 사업인 친환경 에너지, 우주 등에 대한 협력 논의를 이어간 것이다.

김 사장이 글로벌 기업 CEO들과 회동을 가지는 등 대외활동을 이어가는 만큼, 그룹 내에서도 김 사장의 주력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인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산업에 20조원 투자 등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발표를 통해 한화그룹은 태양광, 풍력 등의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9000억원,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 부문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에 4조원, 건설 분야 복합개발 사업 확대 및 프리미엄 레저 사업 강화 등에도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룹이 무게를 싣는 에너지와 탄소중립, 방산과 우주항공 모두 김 사장이 주도하는 그룹 내 핵심 사업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김 사장의 향후 승계를 두고, 그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김 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주력회사인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우주·항공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와 더불어 우주 사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허브’를 직접 지휘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의 전력부문장 등기 임원에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미래사업 전략을 이끌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김 사장은 국내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 기업인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이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그룹 내에서도 진두지휘하는 주력사업이 큰 지원을 받는 만큼, 이후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경영 승계에 더욱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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