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1분기 실적 모두 발표
삼성SDI, 분기 최고 실적·LG엔솔, 소폭 감소·SK온, 공장 가동으로 적자

지난달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2에 참가한 韓 배터리 3사. 사진=정진성 기자
지난달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2에 참가한 韓 배터리 3사. 사진=정진성 기자

SK온의 실적 발표를 끝으로 韓 배터리 3사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모두 끝이 났다.

삼성SDI는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원통형 배터리 등 판매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SK온은 배터리 판매량은 늘었으나 해외 공장 가동 비용 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3사 모두 해외 기업과의 협업, 공장 가동 등을 통한 외형 성장과 더불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등 계획을 밝혔다.

1분기 성적표에서 ‘활짝’ 웃은 쪽은 삼성SDI였다. 삼성SDI는 1분기 매출 4조494억원, 영업이익 322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분기 매출 4조원 돌파는 최초이며, 영업이익도 1분기 실적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부가 제품인 Gen.5 배터리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고, 판가 연동 등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SDI 측은 “Gen.5 배터리를 탑재한 신규 모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에는 신규 프로젝트의 공급으로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배터리인 Gen.6는 2024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Gen.6는 니켈 함량을 91%로 늘린 제품으로 Gen.5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 향상, 급속충전 성능도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이외 소형 전지의 경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원형 전지는 전기차 및 고출력 전동공구용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파우치형 전지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공급되면서 매출이 늘었다.

미국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현지 거점의 설립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JV) 설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삼성SDI 측은 “현재 세부 사항에 대해 양사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조만간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 전했다.

다만 미국 내 독자 공장 설립 등에 대해서는 “JV설립에 집중하고 있다”며, “중장기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4.1%가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원재료 가격 상승,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따른 부품 수급난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적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EV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견조 ▲주요 원자재 가격의 판가 연동을 통한 시장 영향 최소화 ▲공정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양호한 수준의 실적 달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약 7조원 수준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북미 지역 합작법인 및 단독 공장 신·증설, 중국 원통형 생산라인 증설 등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전체 투자 예상 규모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생산 능력을 올해 말 200GWh 수준에서 2025년 기준 52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의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값 상승, 러-우 분쟁 등 다양한 리스크가 있었음에도, 원통형 전지와 소형 전지의 판매량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중대형과 소형 전지, 원통형 배터리 모두 판매량이 증가했고,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견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SK온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발표에 따르면 SK온은 1분기 매출 1조2599억원, 영업손실 2734억원을 기록했다. SK온 측은 “헝가리 제 2공장 초기가동 비용 발생,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이라고 이번 실적에 대해 설명했다.

SK온은 올해 연간 매출액에 대해 미국 및 헝가리 신규 공장 양산에 따른 매출 증가 및 배터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전년 연간 매출액(3조398억원) 대비 약 2배 이상 상승한 7조원 중반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배터리 자금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온 측은 “상당 부분 포드와의 JV를 통해 조달할 생각”이라며, “OEM이 자금을 조달하면서 차입여력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파이낸싱 리소스를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 등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며, “나머지 부분은 프리IPO로 조달할 예정이며, 영업현금흐름으로 일정 부분 조달하면 계획은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투자금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이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에 대한 개발도 활발한 상황이다. 삼성SDI 측은 “삼성SDI 연구소의 전고체 파일럿 생산라인이 내년 상반기 가동된다”라며, “기술 검증과 양산기술을 토대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했다.

SK온 또한 “이머징 리서치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솔리드파워의 지분을 투자했다”라며, “외부 기술 개발 파트너링과 오픈 이노베이션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규 설비 구축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OEM 양산도 있어, 2020년대 후반은 돼야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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