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지난 24일, 북미 지역 공장 2개 신설 발표
북미에서만 200GWh+α 생산능력 갖춰…전기차 250만대 생산 가능해
한국과 중국, 유럽과 인도네시아 등 ‘5각 생산체제’로 2025년 400GWh 배터리 생산 계획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패권 장악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발표한 신규 공장 2개 증설로 북미에서만 향후 ‘200GWh+α’ 생산능력 구축이 관측되는 가운데, 국내를 비롯한 폴란드와 중국, 인도네시아를 아우르는 ‘5각 체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까지 굳힌다는 구상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조7000억원,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4조8000억원 등 총 6조50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지역 공장신설을 발표했다. 애리조나주에는 원통형 배터리 독자공장이 들어서며, 캐나다에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이 설립될 예정이다.

이중 북미 시장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독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전기차 스타트업 및 전동공구 업체 등 주요 고객사에 물량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북미 독자 공장의 경우 올해 2분기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규모는 약 11GWh 규모다.

최근 원통형 배터리와 소형 배터리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통해 현지 고객사와 물량 확보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강세로 나타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투자가 향후 실적 견인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발표한 스텔란티스와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투자 금액은 4조8000억원이며, 생산 규모는 45GWh이다. 양사는 배터리 셀과 더불어 모듈 생산 라인도 건설할 계획이다.

생산 물량은 향후 크라이슬러, 지프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들이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양사는 합작공장이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의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핵심 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00GWh+α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GM과의 협업으로 설립한 오하이오 1공장, 테네시 2공장과 더불어 미시간 3공장과 단독 공장까지 더해 북미에서만 6개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넓게는 LG에너지솔루션이 구상 중인 글로벌 ‘5각 생산체제’의 중심을 맡을 예정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 더해 충북 청주(22GWh), 중국 강소성 남경시(1, 2공장 총 110GWh), 인도네시아 카라왕(현대자동차 합작법인, 10GWh), 폴란드 브로츠와프(100GWh)에 이르는 ‘5각 생산체제’ 구축에 여념이 없다.

이들 ‘전초기지’를 통해 글로벌 전 지역, 국내와 아시아, 동남아, 유럽, 북미까지 대응하는 것이다. ‘5각 생산체제’가 본격 가동될 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400GWh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북미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량 절반 이상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편, 북미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의 CATL과 일본의 파나소닉 등도 각각 대규모 북미지역 투자를 발표하며 추격에 나섰다. 실제로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46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만 58%에 달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국내 배터리 기업인 SK온과 삼성SDI도 북미 시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이미 블루오벌SK와의 합작법인, 조지아 1, 2공장 등을 통해 북미 내에서만 150GWh의 생산 라인 구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SDI도 스텔라티스와 손잡고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생산 규모는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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