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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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0.3% 성장에 그쳤다. 수출은 증가했지만, 투자와 소비가 전분기 대비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4.0%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2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대비 0.3% 성장했다.

이는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것으로, 한은은 속보치 추계 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 월의 산업활동 동향과 기업영업실적 등을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0.5%p) 등이 하향 수정됐고, 재화수출(0.2%p), 민간소비(0.1%p) 등이 상향 수정됐다.

또한 건설투자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5%,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에서 2.4% 감소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의 영향이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건설투자가 안 좋게 나온 부분은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설이 약간 지연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설비투자는 기계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쪽으로 여전히 투자가 많지만, 운송장비 쪽은 차량용 반도체 부분의 글로벌 공급 차질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자료=한국은행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자료=한국은행

세부적으로 3분기 GDP는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민간소비가 위축돼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수출의 경우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8% 증가했고, 수입은 운송장비(자동차 등) 등이 줄어 0.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수출-수입)은 3분기 성장률을 0.9%p 견인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올해 1분기 –0.3%, 2분기 –1.7%였다.

반면, 건설·설비투자 등이 감소했고, 민간소비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늘었지만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줄어 0.2% 줄었다. 이는 작년 4분기 –1.3%를 기록한 이후 반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그 결과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3분기 성장률을 각각 0.5%p, 0.2%p 끌어내렸고,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도 –0.1%p였다.

다만,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해 4분기(-0.4%) 이하 최저치다. 성장 기여도는 0.2%p였다.

이같은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3.2%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3분기 2.2%, 4분기 1.1%, 올해 1분기 1.7%, 2분기 0.8% 등 5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지만, 상승폭은 올 들어 가장 적었다. 관련해서 앞서 한은은 올해 3·4분기 성장률이 각각 0.6% 이상을 기록하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신 부장은 “속보치 발표 당시에는 연간 성장률 4.0%가 되려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1.04% 이상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속보치와의) 차이가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마이너하게 변동했다”면서 “그것을 반영해 3분기 국민소득 잠정 기준으로 말하면 연간 성장률 4.0%가 되기 위해서는 4분기 경제 성장률이 1.03%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보면 4.0%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힌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 전환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힌 지난달 말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끝내고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방안 대신 현재의 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를 유지하고,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이상 민간소비는 언제든 다시 위축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 부장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나온 것이 없어 실물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현재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고, 치명률이 얼마나 심한지, 각국이 어떤 조치를 할지 등에 의해서 향후 물가나 성장 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분기 8조8000억원에서 3분기 4조원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7%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포괄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2.3% 상승했다.

총저축률은 2분기보다 0.1%p 상승한 35.9%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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