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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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 회복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했다. 이는 1분기 1.7% 2분기 0.8%보다 낮은 것으로, 경제 회복 속도가 점차 꺾이는 모습이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돼 민간소비가 줄었고,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영향이다.

관련해서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연간 4%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4분기 성장률이 1.04%를 상회해야 한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달 26일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글로벌 공급 차질, 중국 경제 불확실성 증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지만, 백신접종 확대, 방역정책 전환, 2차 추경 효과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11월 새로운 방역체계 전환은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민간소비 확대를 통해 경게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 모두발언에서 “10월 들어서 수출이 30% 이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내수도 카드매출 증가율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소비지원금 지원, 백신접종 70% 달성 등이 뚜렷한 새 모멘텀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4분기 들어 ‘요소수 품귀’라는 암초를 만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4분기에 오히려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요소수 품귀 사태로 인한 이상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0리터에 1만원 이하이던 요소수 가격은 최근 10만원대로 폭등했고,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차량 10대 중 3대는 요소수 문제로 인해 운행중단을 경험했다.

만약 사태가 장기화해 ‘물류대란’이 벌어질 경우 우리 경제 전반에 타격을 불보듯 뻔하다.

일단 화물 운송이 안 되면 각종 산업의 생산 차질은 물론, 영업에 필요한 물품이나 식자재 등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는 서비스업종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코로나19로 소비 행태의 상당 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택배 운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던 소비 회복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르게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 사태가 정말 심각해지면 물류가 막히게 되니까 당연히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정부가 바라지 않는 것”이라면서 “수입량 증가 등 여러 방법을 많이 강구해서 정부가 어떻게든 해결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는 한편, 중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와 관련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나 미중 패권 전쟁이 장기화될 전망인데, 우리도 수출·입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호주도 그랬지만, 이런 방식이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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