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변인호 기자
사진=변인호 기자

우리 속담 중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다. 기대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뜻이다. ‘국내 최대 규모 국제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이 붙은 올해 지스타가 곧 듣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말이기도 하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지난 19일 ‘지스타 2021’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B2C관과 B2B관 부스 배치도를 공개했다. 이미 대형 부스 참가사는 공개돼 있어 큰 기대가 없었고,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에 기업 입장에서 참가 결정이 어려웠으리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올해 지스타에는 국내 게임업계의 머리 역할을 하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3N이 사상 처음으로 모두 불참했다. 그 뒤를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메우는 모양새가 되며 3N-2K 세대교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굳이 지스타에 참가할 메리트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스타에 한동안 부스 참가 대신 인디게임 부스 후원 등으로 참여한 엔씨, 매각 이슈로 매년 개근하다 2019년에 불참했던 넥슨, 오프라인 전시가 취소됐던 지난해 불참한 넷마블이 모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화제가 됐다.

3N의 하반기~내년 상반기 라인업이 부실해서 나오기 어려웠던 것도 아니다. 거기다 중견기업들의 참여도 저조하다. 게임 관련 주변기기나 통신 서비스 등 다른 기업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화제를 모은 카카오게임즈가 메인스폰서를 맡았고,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엔젤게임즈가 B2C관을 채웠다.

그렇다고 해도 ‘먹을 것 많은 소문난 잔치’가 되긴 쉽지 않다. 참가사들의 라인업은 대부분 공개돼 있고, 이번 지스타에서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을 들여 벡스코를 찾을 만큼의 유인점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B2B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애초에 B2B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지 않기도 하고, 올해 지스타가 전체적 참여율이 높지 않아 많은 볼거리를 기대하긴 힘들다. 지스타 측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준비해 둔 여러 콘텐츠를 선보이겠지만, 오프라인 전시가 재개된 올해 지스타가 온택트로 진행된 지난해 지스타보다 부실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게임전시회’ 지스타 승부수는 콘퍼런스다. 부산시와 협력해 부산 전역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관람객을 분산해 게임문화축제를 대대적으로 펼치려 했던 조직위의 구상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무산됐다. 다만 다행하게도 이번 지스타 콘퍼런스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게임 관련 콘퍼런스다.

게임 쪽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나 게임업계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위 측에서도 주제를 다양하게 구성해 세션 수를 늘렸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에픽게임즈, 유니티 등에서 참여해 ‘메타버스’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는 등 총 3개 트랙 38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그렇다고 해도 ‘새로운 게임’을 기대한 게이머 입장에서는 B2C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온택트로 열린 지난해 지스타보다 올해 지스타가 더 먹을 것이 없는 잔치가 되지 않길 희망한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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