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진행 예정인 이재용 부회장 광복절 가석방 심사위원회
박범계 법무부 장관 “아직 모른다”
재계, “경제 위기 극복에 이 부회장 복귀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경영시계가 다시 돌아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를 가리는 심사위원회가 개최되는 가운데, 재계와 여론 모두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9일 법무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올해 광복절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심사대상에는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요건을 충족한 이 부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심사에서 이 부회장이 적격 판정을 받는다면 광복절 이전인 13일, 가석방이 집행된다. 하지만 심사 보류나 부적격 판정을 받을 시에는 9월이나 10월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다시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를 사이에 둔 갑론을박은 시민단체와 재계, 정치권까지 확장되고 있다. 재계 등에서는 반도체·스마트폰 등 시장 위기 상황 속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찬성 입장을 내고 있으며, 반대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기업 범죄’를 이유로 연일 가석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며, 앞서 지난 6월 2일 진행된 4대 그룹 총수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해당 내용이 언급됐다.

이날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앞으로의 2~3년이 중요하다”, “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 결정 과정에서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라고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문 대통령 또한 이에 대해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다소 긍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중심으로, 경제5단체가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덮친 ‘코로나 팬데믹’과 미·중 패권다툼 등 여러 경제적 위기 상황에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현재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와 M&A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TSMC와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졌으며, 기술개발과 생산에서도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가석방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결과는 모른다”라며, “결과는 즉시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석방 심사는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되며, 회의에는 내·외부 의원 9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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