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DB산업은행 
사진=KDB산업은행 

대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재입찰 논란까지 불거지며 대우건설 노조로부터 비판의 대상이었던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 인베스트먼트(KDBI)는 급한불을 끄게 됐지만 매각 과정에서 아마추어적 모습이 드러난 것은 두고두고 ‘구설’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노조는 매각 과정을 두고 ‘졸속매각’, ‘밀실매각’이라며 산업은행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았다.

KDBI는 이번 매각에 대해 대우건설 내부에도 입찰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했고, 바인딩오퍼 방식으로 추진했다.

노조는 이 점을 문제 삼았다. 공개입찰 방식 절차를 통해 예비입찰을 거쳐 본입찰을 하는 게 일반적 수순인데 비공개로 서둘러서 매각을 추진할 수밖에 없던 게 산업은행이 무언가를 숨기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게 노조의 의구심이다.

무엇보다 아마추어적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한 것. 입찰을 다시 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것으로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를 불러 올 수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행을 했다는 점이다.

만약 예비입찰을 거쳐 본입찰 방식을 취했다면 재입찰까지 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졸속매각’에 대한 노조가 우려하는 점은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인수자의 채무 부담으로 대우건설의 ‘인수분해’ 가능성이다. 인수 완료 후 인수자가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조는 대우건설 매각 재입찰에 대해 후보자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반발하는 상황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의 발단은 산업은행이 자초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산업은행은 왜 이렇게 대우건설 매각을 서둘렀을까. 산업은행은 앞서 호반건설 매각이 무산되고 나서 이동걸 회장이 2019년 국정감사에서 매각 시기와 관련 2년 전도 밸류업 후 매각을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 타이밍을 밝힌 것으로, 이 말대로 대우건설 매각은 올해 적기를 맞이했다.

대우건설 매각주관사는 산업은행 M&A실과 BoA메릴린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 까지 연속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를 기록하며 기업가치가 제고됐다.

산업은행측과 노조 역시 올해를 매각 적기로 보고 있다. 이 점은 다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노조가 졸속매각이라고 비판에 나선 데는 매각이 성사되면 인센티브와 매각주관사가 직접 들어갔기 때문에 매각 성공 시 성공 보수금, 또 2차례나 대우건설 매각이 불발되다 이번에 매각이 성공하면 성과에 따른 승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서둘러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우건설 매각은 돌고 돌아 다시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끊임없는 잡음이 일었던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결정되더라도 매끄럽지 못한 산업은행의 매각 추진 과정은 아마추어적 냄새가 짙게 났다는 점에서 아쉬울 따름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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