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6125억원…전년 대비 360.2%↑
라텍스, 합성고무 등 수요 확대가 수익 상승 이끌어
ROE·ROA 급등…2분기 실적 더 증가 전망
박찬구 회장 용퇴, 전문경영인체제로…박 전 상무 재진입 시도 가능성 있어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가전·일회용품 등 석유화학 관련 제품 수요가 늘면서, 금호석유화학 또한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 창립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것에 이어 오는 2분기에도 전망이 밝다.

범용 고무 및 NB라텍스 등 주요 제품의 수요 호조 지속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 게다가 그간 줄곧 이어오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되면서 리스크까지 털었다는 평가다.

◆ 1분기 영업이익 612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8.1%…자본 수익성도 ‘호조’

1분기 금호석유화학의 매출은 1조8545억원, 영업이익은 61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3%가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360.2%가 급등하며 영업이익률 38.1%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4756억원으로 273%가 상승했다.

매출과 더불어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A(총자산순이익률)이 크게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1분기 ROE는 지난해 말 대비 36.7%p가 상승한 56.8%를, ROA는 23.3%p가 상승한 35.5%를 기록했다.

ROE와 ROA는 투자 대비 성과 지표로 활용되는 것으로, 금호석유화학의 시장 선 대응이 높은 실적을 견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분기에도 이러한 실적 호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어용 범용고무의 판매가격 상승이 지속됨과 동시에, 원재료인 부타티엔(BD)의 가격도 안정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NB라텍스의 수급밸런스도 지속되면서 고수익성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 합성수지 및 페놀유도체 실적 또한 계절적 성수기로 더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실적은 금호석유화학이 지속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온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고부가 제품 비중이 50% 이상을 상회하고 있고, NB라텍스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현재의 위치를 만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와 함께 탄소나노튜브(CNT), 친환경 단열재 등 친환경·신소재 시장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금호석유화학의 재무지표는 긍정적 흐름을 탔다. 2016년 163.1%이던 부채비율(연결기준)은 이듬해 134%까지 줄어들었고, 이후 2018년에는 96.6%, 2019년에는 72.6%까지 감소하다 지난해에는 59.6%까지 급감했다.

비록 2018년 약 5조6000억원의 매출 실적을 거둔 이후 2019년과 2020년에는 매출액이 다소 감소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9년의 3654억원과 비교해 7422억원으로 크게 상승하며 영업이익률 15.4%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해 1분기에만 61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점은 향후 연 최대 실적 경신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 박찬구 회장 용퇴, 박철완 전 상무 분쟁 명분 잃어…사내이사 재진입 시도 관측도

적극적 투자와 함께 금호석유화학은 경영권 분쟁 리스크까지 벗어냈다. 최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용퇴’가 박철완 전 상무의 ‘명분’을 희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내달 있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다시금 박철완 전 상무가 사내이사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박찬구 회장은 11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전문경영인체제 전환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향후 박철완 전 상무의 이사회 재진입 명분을 해소하기 위함으로도 해석된다.

올해 초 박철완 전 상무는 주주총회 이전 주주제안을 제출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이후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였으나, 사측이 제안한 백종훈 전무에 표대결에서 밀리며 사내이사 진입에 실패했다. 이후 박 전 상무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전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분쟁 지속을 선언했으나, 이번 박 회장의 사임으로 인해 명분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회사 경영을 두고 비판하는 입장을 펴왔는데, 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물러나며 전문경영인체제를 선언함에 따라, 그 명분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다만, 내달 15일 예정인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이전 박 전 상무가 추가 지분을 확보해 자신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등 다시금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분이 개인으로서는 가장 높기에 무시할 수는 없다”라며, “지분이 높은 주주 중 하나이기에, 충분히 다시금 사내이사 진입 혹은 상무 등으로 경영 진입 시도를 할 권리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박 전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약 10%에 달한다.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개인으로서는 최대주주다.

다만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 수정 등 입장 선회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교수는 “박 전 상무는 과도한 배당 정책 제안 등 짧은 기간에 인기를 얻기보다는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야한다”라며, “입장을 다소 선회하고 친기업적인 정책을 보인다면 사측과의 협의가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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