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영업이익 흑자 전환…부채도 줄어, 순차입금 크게 감소
‘1조 잭팟’ LNG선 수주서 강세, 올해 수주 목표 75% 달성
LNG 발주 박차…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 독보적
또다시 해를 넘긴 현대重과의 인수합병…지연되면 불확실성 높아져

사진=대우조선해양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연말, 막바지 수주 고삐를 조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수주·실적 전망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3일에도 유럽 선주로부터 초대형 LNG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총 1조836억원 규모로, 2023년 11월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연이어 잭팟을 터뜨리면서,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주잔량에도 한국 주요 조선소의 수주 차별화가 부각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초부터 진행됐던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인수합병은 올해도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코로나19 악재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 흑자 전환…순차입금 등 부채도 줄어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조선업이 불황하고 있는 와중에도 대우조선해양은 견고한 수익을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4414억원, 영업이익은 3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가량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 따라 재무구조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2015년 말 무려 2950%(연결기준)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2016년 2184%에 이어 2017년에는 282%까지 크게 줄었다. 이후에도 점차 개선돼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10%, 200%를 기록했으며,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는 161%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차입금 또한 올해 별도의 차입이 없었던 것에 상환까지 더해져,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 말 1조1244억원(연결 기준)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은, 올해 같은 기간 992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내내 조선업계는 불황을 지속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1447만CGT로 전년 동기 2523만CGT의 57%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수주잔량은 국내 조선업계만 2%가 증가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수주에 있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수주까지 더한다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6척, LNG-FSU 2척, LNG-FSRU 1척, 컨테이너선 10척, 셔틀 탱커 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7척, 초대형 LPG 운반선(VLGC) 1척, 잠수함 성능개량 3척 등 총 32척(54억달러, 한화 5조9605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것이 된다. 이는 올해 목표의 75%를 달성한 수준이다.

◆ 코로나에 발목 잡힌 현대重과의 인수합병…향후 조선업계 수주 현황도 변수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은 올해도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이다.

양사가 합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를 포함해 EU와 중국, 일본, 싱가포르와 카자흐스탄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승인 결정이 내려진 곳은 싱가포르와 카자흐스탄뿐이다. EU의 기업결합심사는 지난해 11월 신청 이후 세 차례나 연기됐는데, 연말인 12월 현재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어, 양사의 인수합병은 3년 차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수합병이 늦어지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다. 실제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이지만, 현재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양사가 계획한 시너지 효과가 무색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인수합병의 지연으로 인해 무산까지 간 사례는 불과 수개월 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건만 봐도 알 수 있다. 지진부진 이어오던 계약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상승, 항공업계의 불황 등으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올해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 3사가 침체된 선박 수주 시장에서도 나름 선방을 했으나, 이후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LNG선 시장의 경우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 사이의 수주 불황이 전망되고 있어, 국내 조선사의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 올 것으로 분석된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한국 조선사의 수주 및 영업실적에 LNG선의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최소 1년~최대 3년의 글로벌 LNG선 수주 불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해당 기간을 잘 견뎌낸다면 한국 조선사들에게 현재보다 나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또다시 해를 넘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인수합병이 코로나19라는 변수와 선박 수주 불황 전망을 뚫고, 내년에는 성사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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