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 사업부 떼낸 LG화학, 소송전 등 부담 털었다는 평가
부채비율 낮아지고 재무건전성 높아져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 보인 석유화학부문, 향후 집중 전망

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지난 1일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식 출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김종현 사장이 올랐으며, 이사회 의장은 신학철 부회장이 맡게 됐다.

이번 물적 분할로 인해 LG화학에서는 차세대 먹거리로 평가받는 전지사업부가 빠져나갔지만, 한편으로는 어깨의 부담이 한결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랜 기간 이어오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과 더불어 차입금 등 여러 측면에서 LG화학이 부담을 덜어낸 것이다.

◆ 부채비율 줄어든 LG화학, 소송전·코나 화재 등 여러 부담도 덜어

이번 물적분할로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 부채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 재무적 부담이 줄어들었다.

지난 4일 LG화학이 공시한 ‘합병 등 종료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별도) LG화학의 부채 총계는 12조2097억원, 자본 총계는 16조814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2.61%에 달했다. 하지만 분할 이후에는 부채가 7조9127억원으로 크게 줄면서 부채비율은 47%로 낮아졌다. 물적분할이기에 자본금 규모는 분할 이전과 동일하다.

분할 전 LG화학이 보유한 비유동부채는 5조8054억원, 유동부채는 6조4043억원이었으나, 분할 이후에는 각각 3조4821억원, 4조4305억원으로 그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약 3976억원 가량 책정됐던 유동성 충당부채가 LG에너지솔루션에 3457억원 가량 책정되면서 리스크도 덜어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 또한 전지사업부에서 승계를 받을 예정이기에 LG화학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덜어내고 향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은 지난 10월 5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같은 달 26일. 이어 이달 10일까지 연기된 이후 또 다시 내년 2월 10일로 연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석유화학부문, 3분기 최대 영업이익률 달성…향후 전략 집중

영업이익의 한축을 담당하던 전지사업부가 분할됐으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축인 석유화학부문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3분기(9월 말) 기준 LG화학의 영업이익은 902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는데, 이중 석유화학부문이 7216억원으로 마찬가지로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0.1%에 달했다.

ABS, PVC, NBL 등 주요 제품의 수요 호조 및 원료가 약세 지속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로 매출 및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예상되나 주요 제품 중심의 수요 호조 지속으로 견조한 실적이 전망된다.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호황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유가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지는 데다가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중심으로하는 주력 화학제품들의 강세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경우) 내년 2분기 2조6000억원 가량이 투자된 여수 NCC 80만톤 확장(여수 제2 석유화학단지)이 완료되기에 에틸렌 생산능력이 기존 250만톤에서 330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라며, “2021년 순수 석화 호황국면에서 연간 매출액 1조7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완공 타이밍이 좋다”라고 분석했다.

여수 생산시설이 완공된다면 LG화학이 보유한 NCC 시설은 기존 2개(여수, 대산)을 포함해 총 3개가 된다.

신학철 부회장은 전지사업부의 물적분할 당시 해당 매출 없이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기도 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2021년에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더라도 매출 2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재무적으로도 더욱 건전해져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맞았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