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2심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캐피탈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및 재무구조 개선까지
정부 ‘그린뉴딜’ 정책에도 적극 호응하는 효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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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조현준 효성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걷어내면서, 경영 정상화에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횡령·배임 혐의로 1심서 실형이 선고됐던 조현준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항소심에서 업무상 배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업무상 횡령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받게 되면서 사실상 사법 리스크를 벗어냈다는 평가다.

효성은 올해 효성캐피탈을 매각하면서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하고, 섬유시장의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과 지배구조 개편을 동시에 진행해왔다. 조현준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만큼 그 행보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효성캐피탈 매각 등 지배·재무구조 개편 속도

효성은 올해 효성캐피탈 매각 등 지주사로의 완전한 전환 및 재무 구조 개선을 지속해왔다. 지난달 13일 효성은 효성캐피탈 주식 884만154주(지분율 97.5%)를 에스티리더스 프라이빗에쿼티(PE)-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엄에 3752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처분 일자는 이달 28일이다.

이번 매각으로 지난해 1월 1일 지주회사로 전환 이후, 금산분리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평가다.

지속적인 개선 진행으로 지주사인 효성의 재무구조는 건실한 편이다. 올해 9월 말(3분기) 기준 효성의 부채비율 자체는 159.98%로 전년 동기 140.26%에 비해 상승했으나, 순부채비율은 34.58%로 직전 분기인 6월말 95.24% 대비 60.66%가 감소했다.

차입금 등 효성이 지닌 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효성캐피탈이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성캐피탈 등 효성의 매각예정자산은 2조4293억원이며, 매각예정자산에 직접 관련된 부채는 2조388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률 또한 전분기의 2.66% 대비 약 3.65%가 증가한 6.31%를 기록했다. 3분기 효성은 연결기준 매출 7194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7%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11.2%나 증가했다. 효성캐피탈의 실적이 제외됐음에도 거둔 성과라 더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성장성 측면도 영업이익 증가율은 올해 1분기 –81.07%를 기록했었으나, 3분기 말에는 158.6%까지 급상승했다.

터키 스판덱스 공장. 사진=효성
터키 스판덱스 공장. 사진=효성

◆ 조현준 회장, 검찰 상고에도 ‘사업 확대’…ESG 사업에도 박차

3일 검찰이 조 회장이 2심서 집행유예를 받은 것을 두고 상고하면서, 사법리스크의 그림자가 다시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조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재판의 항소심서 배임 혐의가 모두 무죄로 판단돼 형량이 낮아졌다. 검찰은 이를 두고 불복해 서울고법 형사6부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이다.

다시금 사법리스크의 악재가 덮칠 수도 있으나, 조 회장은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올해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계열사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효성중공업만이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5.6% 증가하면서 개선에 성공했다.

우선 효성은 올해 터키에 이어 브라질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내년 12월까지 400억원을 투자,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 스판덱스 공장의 생산규모를 1만톤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증설이 완료되면 산타 카타리나 공장의 생산능력은 기존 약 두 배인 총 2만2000톤으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달에는 터키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위해 6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수소 생산을 위해 산업용 가스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액화수소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22년까지 울산공장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사업을 확대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 10월에는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서 ‘A+’ 등급을 받았다.

올해 평가에서 S등급을 받은 기업이 없기에 이번 효성 계열사의 A+등급은 사실상 최고 등급이라는 분석이다.

효성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후 VOC경영을 통해 시장과 주주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상호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투명하고 정확한 소통, 친환경 경영을 강조해왔다”라며, “효성은 ESG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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