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장남 김동관 사장 승진 이어, 차남 김동관도 전무로 승진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 한화 3세 경영의 ‘키’
최대 영업이익 올린 한화시스템, 하지만 저평가…가치 높여야
한화종합화학의 상장도 변수…당분간은 김승연 회장 체제 견고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필두로 한화의 3세 경영으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해 12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이어 올해 9월 한화솔루션 사장까지 빠르게 실무능력을 쌓았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가 전무로 승진했다.

이에 재계서는 한화그룹이 계열사의 사업 재편과 더불어 김동관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분석하고 있다. 그 열쇠는 최근 3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화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승연 회장의 복귀가 내년 2월로 점쳐지는 데다가, 한화종합화학의 상장 등 여러 변수들도 얽혀있어 당분간은 승계보다는 현 경영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한화시스템 3분기 최대 영업이익, 방산·ICT 모두 선방…재무 상태 건실

한화시스템은 올해 3분기 그룹 방산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 매출은 3796억원, 영업이익은 447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11.8%다. 매출은 전년 동기 10.9%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8.2%가 증가했다.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이 중 한화시스템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방산 부문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3분기 방산 부문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가량 늘어났다. 영업이익 비중은 전 분기 34%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약 두 배 이상 크게 성장했다.

ICT부문에서는 15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여기에 신사업 부문의 20억원 손실이 더해져 전체 영업이익은 447억원이 됐다.

부채비율은 전 분기말(6월 말) 186.83%에서 182.22%(3분기 말 기준)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148.78% 기준으로는 증가했으나 1분기 말 191.15%였던 부채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재무 구조는 건실한 편이다. 특히 3분기 말 기준 한화시스템의 현금성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기타금융자산)은 약 5819억원을 나타나고 있는 반면, 차입금 규모는 2186억원이기에 부채 상환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한화시스템의 올해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순이익도 크게 증가해 배당률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의 배당성향은 2018년 38.36%, 지난해는 46.88%를 기록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연합뉴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연합뉴스

◆ 기업 가치 높여야 김동관 사장으로의 승계 원활할 듯…당분간은 김승연 회장 체제 견고

한화시스템의 2대 주주인 에이치솔루션은 장남인 김동관 사장과 차남인 김동원 전무 등 3형제가 100%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즉 한화시스템의 지분가치가 높아질수록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도 상승하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3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한화시스템의 평가는 야박하다. 상장 당시 한화시스템의 공모가는 1만2250원을 기록했는데, 최근(19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1350원으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에서 김동관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 한화시스템, 그리고 에이치솔루션이라 보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50%를 김동관 사장이 가지고 있기에, 이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교환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매각을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화종합화학의 상장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는데,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이 상장할 시 기업 가치는 약 4조에서 5조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승계를 위한 현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한화종합화학 상장 완료 이후 안정화까지 다소 기간이 걸리는 데다가, 앞서 언급한 한화시스템의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있는 만큼 김승연 회장 체제 기간은 당분간은 견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는 취업 제한이 풀리는 내년 2월로 예상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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