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1.7%까지 줄어들었던 부채비율, 2020년 상반기 211%까지 증가
차입금 의존도는 점차 낮아져…지난해 말 기준 28.4%
하반기 대규모 LNG 운반선 수주 성사 기대…수주실적 단숨 만회 전망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VLEC.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VLEC. 사진=삼성중공업

글로벌 조선사 모두가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 또한 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총 7억달러(한화 약 8191억4000만원)의 수주고를 올렸는데, 이는 올해 목표치인 84억달러(한화 약 9조8313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의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812만1905CGT로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업계에서는 이러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개선 카드’에 대한 고심을 지속하고 있다. 올 하반기 삼성중공업에서는 원유운반선을 시작으로 모잠비크와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LNG 운반선 수주가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 긍정적인 업황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발주량이 감소했으나, 한국 조선업의 수주량은 늘어난 점이 이러한 전망에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최악의 해’를 보냈던 2016년 8월 한국은 111만650CGT의 저조한 수주량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238만9658CGT로 크게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물량은 줄었으나 점유율 측면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이 많은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 줄어들었던 부채 다시 늘어나…총 차입금도 크게 늘어

코로나19로 인해 조선업 불황이 지속됐던 2016년보다는 업황이 낫지만, 줄어들었던 부채비율은 다시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015년 305.59%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이듬해 174.37%, 2017년 138.3%에 이어 2018년 111.7%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 159.1%로 부채비율이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 211%까지 크게 늘어났다.

2019년 3조8074억원이었던 총차입금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약 5조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조9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상승했다. 이자보상 배율 또한 지난해 말 –1.14%까지 줄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6.50%까지 증가했다.

삼성중공업 측에서는 순차입금의 증가가 헤비테일 지급방식의 선박 건조 비중이 늘면서 운영자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헤비테일 지급방식은 조선사의 선박건조 후반기 또는 인도 시에 선박대금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형태를 일컫는다. 선주들이 조선사에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과 착공, 탑재, 진수 시에는 각각 잔금의 10%를 지급하고 마지막 인도 단계에서 60%를 몰아서 주는 식이다.

이로 인해 하반기 선박 인도 척수 증가 및 신규 LNG프로젝트 수주 시 선수금 유입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말 대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고 있는 점도, 재무구조 안정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말 약 3842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620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전년 상반기 5142억원 대비로도 증가한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2분기 영업이익 적자 7077억원, 하반기 수주 및 선수금 유입 등으로 개선 전망

상반기까지 장기간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잔금 수급과 더불어 하반기 수주 확보를 통한 선수금 유입 등은 삼성중공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해양부문 매출액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 적자 7077억원으로 직전 분기(적자 478억원)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및 유가 급락 등 외부환경 악화로 인한 드릴십 자산가치 하락, 일부 해양프로젝트의 공정 지연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수주량 ‘몰아치기’로 위와 같은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원유 운반선을 시작으로 모잠비크와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LNG 운반선 수주가 성사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각)에는 노르웨이의 NAT(Nordic American Tankers)가 삼성중공업과 2척의 수에즈맥스 신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선박은 오는 2022년 상반기 인도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노바텍은 자국 조선사인 즈베즈다조선에 ‘러시아 아틱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쇄빙 LNG선 10척을 발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조선의 기술 파트너사로, 재발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급락 이후 대부분의 선종과 해양플랜트의 수주 여건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긴 하지만, 상반기 카타르 대규모 수주에 더한 러시아 등의 대규모 LNG선 발주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점은 향후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나 하반기부터 대형 LNG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단독 협상 중인 약 40억불 규모의 프로젝트들과 나이지리아 Bonga FPSO까지 계약으로 연결해 연간 수주목표에 근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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