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 스탠다드차타드 등 ‘검은돈’ 거래규모 2조달러
ICIJ “이번 자료는 0.02% 불과…세계 전체은행 더러운 돈 중 한방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겹치며 뉴욕 3대 증시 일제히 하락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서 21일 현지시간 보도한 글로벌 은행 자금세탁 의혹 기사 사진 일부. 사진=ICIJ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서 21일 현지시간 보도한 글로벌 은행 자금세탁 의혹 기사 사진 일부. 사진=ICIJ

글로벌 은행들의 자금세탁 의혹이 글로벌 증시 악재로 작용했다. 십수년간 거래된 검은돈의 거래규모는 2300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88개국 110개 언론기관과 함께 인터넷매체 버즈피드가 입수한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 자료 를 분석한 결과,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치뱅크, 뉴욕멜론은행 등 5개 은행이 십수년간 ‘검은돈’의 불법 거래 정황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버즈피드가 1999~2017년에 JP모건 등이 FinCEN에 제출한 SAR 2100여건을 확보해 ICIJ에 제공한 해당 자료에서는, 관련 거래 규모만 총 2조달러(약 2300조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거래 정황엔 대북제재 위반, 도쿄올림픽 유치 뇌물 수수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보도 공개 후 21일 현지시간 이들 거대 국제은행들의 주식은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전일 대비 8.3%, JP모건체이스는 3.1% 하락했다. 홍콩증시에서 잇단 악재로 25년만에 최저가를 기록한 HSBC는 뉴욕증시에서도 5.5% 떨어졌다. 빌 윈터스 CEO가 현재 내한 중인 스탠다드차타드도 홍콩거래소에서 전날 대비 주가가 6.18% 하락했다.

ICIJ는 “FinCEN에 제출된 SAR이 1200만여건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분석된 자료는 전체의 0.02%도 되지 않는다”며 “2조 달러도 세계 전체의 은행을 통해 범람하는 더러운 돈 가운데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스벤 기골드(Sven Giegold) 유럽의회 독일 측 의원은 “거대 국제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대규모로 돈세탁을 허용한 것은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D.C. 기반 The FACT(Financial Accountability and Corporate Transparency) Coalition은 성명서에서 “우리의 반(反)돈세탁 체계를 점검하고 불법금융에 맞서 싸우는 일을 우선순위로 처리할 때”라며 미국 내에 익명 회사 창출을 끝내기 위한 의안을 미국 의회에 촉구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9.72p(1.84%) 하락한 2만7147.70에 장이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8.41p(1.16%) 하락한 3281.06에, 나스닥 지수는 14.48p(0.13%) 하락한 1만778.80를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본부는 “글로벌 은행들의 자금 세탁 의혹, 대법관 후임작 관련 여야 대립 심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뉴욕 3대 증시 모두 하락 마감했다”며 “국제 유가는 리비아의 원유공급 재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로 –3.7% 하락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은지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