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액 6조1593억원, 전년 대비 9223억원 증가…시평순위 9위 유지
2020년 상반기, 지난해 말 대비 부채율 상승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골머리’, 해결될지 관심

HDC현대산업개발은 23일 올해 1분기 별도실적을 통해 매출액 1조38억원, 영업이익 1364억원 등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은 23일 올해 1분기 별도실적을 통해 매출액 1조38억원, 영업이익 1364억원 등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M&A’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인수 절차가 코로나19라는 난관을 만나며 지진부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6월 마무리예정이었던 인수절차는 어느덧 8월을 넘겨 9월을 바라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만나 회동까지 가졌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확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M&A와는 별개로 HDC현산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9위를 차지했다. 시평액 또한 6조1593억원으로 전년의 5조237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롯데건설과의 시평액 격차도 크게 줄어들어, 2017년의 자리(시평 8위)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상반기 실적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감소폭 적어…부채율 전년 대비 다소 증가

HDC현산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9635억원, 영업이익 28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7%, 영업이익은 4.3%가 감소한 수치다. 다만 매출 감소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매출은 약 3700억원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약 130억 감소에 그쳤다. 매출 감소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적었기에,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개선되는 결과를 낳아 전년 대비 약 1.7% 상승한 14.5%를 기록했다.

이는 HDC현산이 타 건설사들의 해외 플랜트 사업 비중이 절반 이상이거나 그에 육박하는 것에 반해, 주택사업 위주로 수익을 내왔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HDC현산의 주택사업 비중은 거의 90%에 육박하고 있다.

HDC현산의 상반기 신규 수주 또한 1조60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가 증가했는데, 이들 수주 대부분이 주택사업이었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그대로 노출된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HDC현산의 분양 실적은 2592세대로 목표 대비 17.6%를 달성하는 것에 그쳤다. 이로 인해 1분기 매출 1조38억원, 영업이익 1364억원으로 선방했던 실적은, 2분기 부진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2018년 말 163.69%였던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97.6%로 크게 개선됐으나, 올해 상반기 112%로 다시금 증가했다. 장기차입금이 약 48억원 선에서 275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장기매입채무 및 기타비유동채무 또한 1958억원에서 6571억원으로 상승했다.

장기차입금 등 부채의 증가는 현금흐름마저 마이너스 수치를 보이게 만들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다소 큰 부담을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상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성사되더라도 문제 산적

사실 HDC현산의 부채비율이 증가했지만 건설사로는 건실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100~200%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 시평 10위권 안쪽의 건설사 중에서도 HDC현산의 부채비율은 낮은 수준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까지 지진부진 끌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다면 말이 달라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386%였으나, 이후 올해 1분기 6279%까지 상승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1분기 1만6872%까지 치솟았다.

물론 2분기를 지난 현재는 연결기준 2291%(별도 2366%)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으나, 이 또한 인수사인 HDC현산에서는 부담이 크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크게 올랐다지만 1099%점을 고려하면 더 크게 와닿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의 회동에서 약 1조5000억원의 추가자금 지원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꺼져가던 M&A의 불씨를 되살렸다는 평가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인한 ‘하늘길 봉쇄’ 등을 고려한다면 HDC현산의 고심은 여전할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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