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추진력 탁월… 저조한 실적에 노조 갈등 과제

[파이낸셜투데이=황병준 기자]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5연임’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치 않아 그에 행보에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2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하 행장은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이 결정돼 은행장으로서만 총 15년을 보내게 됐다. 또한 대부분의 임원들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씨티그룹의 새 수장이 마이클 코뱃 회장으로 바뀌었지만 하 행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 행장은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한 뒤 수석 딜러, 자금담당 총괄이사 등을 거쳐 2001년 한미은행장으로 올랐다. 이후 2004년부터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합쳐지면서 한국씨티은행장과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을 맡았다.

하지만 하 행장 앞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부담은 저조한 실적이다. 은행권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890억원으로 전년대비 58.6% 급감했다. 이자수익이 1년전보다 3.9% 줄어 1조4,540억원에 그쳤고, 200명에 가까운 행원들이 명예퇴직하면서 일시적으로 늘어난 퇴직금에 내부 동요 또한 그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겨졌다.

또한 외국계은행으로서 고배당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서 벌어들은 돈을 해외로 유출하는 등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적까지 받은 상태다. 한국씨티은행은 2011년 1,300여억원의 중간 배당에 이어 지난해 800억원을 배당했다.

노조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씨티은행 노조는 노사 합의사항 이행 촉구, 영업점 추가 폐점 저지 등을 내걸고 은행 본점 로비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하 행장이 어려운 씨티은행을 하나로 묶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어떻게 해쳐나갈지 금융권을 비롯해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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