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앱서 부서장급 인사 관련 내부 비판 나와
금감원 인사과, “권역 따져서 고루 안배”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발표된 금감원 부서장(국·실장) 인사와 관련해 내부 불만이 금감원 블라인드(익명 게시판 앱)을 통해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융감독원 국·실장 인사 자리에 한국은행 출신들이 다수 주요 보직에 앉았다는 내부 불만이 표출됐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발표된 금감원 부서장(국·실장) 인사와 관련, 금감원 블라인드(익명 게시판 앱)에 내부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해당 앱에는 국장으로 승진한 특정 인사들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인사 ▲외부파견 없이 곧장 본부 국장으로 발령 난 인사 ▲채용비리·경남기업 사태 관련 당시 업무를 했던 인사 등에 대한 글이 주를 이뤘다. 해당 글들의 공통점은 한국은행 출신이 주요 보직 인사를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내부에서는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주요 공통부서 부서장이 한은 출신이라는 불만이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경영 부원장보(임원), 기획조정국, 총무국, 비서실, 인적자원개발실, 감사실, 감찰실, 제재심의실 등 8곳의 인사변동 현황을 볼 때 윤 원장 취임 이후 차이가 있다는 근거에서다.

올해 인사에서 해당 8곳 중 한은 출신은 6곳을 차지했고 인적자원개발실(증권)과 감사실(보험) 두 곳만이 타 권역 출신이 발령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인사에서도 8곳 중 7곳이 한은 출신이고 이외 인적자원개발실(증권)만 타 권역 출신이 부서장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진웅섭 전 원장 당시 인사와 비교됐다. 당시엔 7곳 중 4곳이 한은출신이었으며 2016년에도 7곳 중 2곳만 같은 출신이었다. 2018년 최흥식 전 원장 당시엔 8곳 중 4곳이 한은 출신이다.

이를 두고 한 금감원 직원은 2013년 최수현 전 원장 당시 특정 권역 출신을 중용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던 인사들이 보복을 한 것으로 한 마디로 ‘점령군식 인사’라는 지적과 함께, 비관료 출신이 원장이 됐는데도 계파 싸움이 계속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인사부서 관계자는 부서장 대상자 중 한은 출신들이 다른 권역에 비해 많고 공통부서인 감독총괄과 공보실 등은 비한은 출신들이 부서장을 맡았다며 반박했다.

해당 관계자는 윤 원장 취임 이후 기획·경영 라인에서 보험감독원 출신들이 배제돼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만에 대해선 “(이번에 강화된) 소비자보호 부서에 보험 권역 인사들이 가장 많고 지원에 많이 배치돼 있던 보험 권역 인사들이 이번에 본부로 많이 발령을 받았다”며 “윤 원장이 균형인사에 상당히 민감한 만큼 권역·지역 등을 다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임원 승진 인사와 팀장·직원의 정기인사는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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