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이 제일 잘하는 것, ‘웅진코웨이’로 돌아간다
윤석금 회장이 제일 잘하는 것, ‘웅진코웨이’로 돌아간다
  • 임정희 기자
  • 승인 2019.03.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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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코웨이 인수 완료, 웅진 특기 ‘렌탈 사업’에 집중
웅진코웨이로 국내 넘어 해외 렌탈 시장 개척 예고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웅진씽크빅의 코웨이 인수를 앞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윤 회장은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기업 총수까지 자력으로 올라왔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성공 동력을 얻어 웅진을 성장시켰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1년 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끝내면서 경영 정상화에 힘썼다.

웅진은 작년부터 코웨이 인수 의지를 드러내며 지난 11일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코웨이 지분 1%를 매수했다. 22일에는 코웨이를 매각했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부터 22.17%의 지분을 1조6831억원에 매수했다. 웅진코웨이를 되찾은 윤 회장은 향후 국내외에서 활발히 렌탈 사업을 벌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발자취

▲소비자 마음 사로잡은 ‘영업맨’ 윤석금

윤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영업에 탁월한 기질을 보여줬다. 1971년 27살의 윤 회장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입사해 영업사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영어로 쓰인 백과사전이 백만원 정도 하던 시기에 그는 전국 1등을 넘어 전 세계 54개국에서 판매실적 1등을 달성했다.

백과사전을 판매하며 잘 나가던 그는 한글로 된 우리 이야기를 팔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1980년 ‘헤임인터네셔날’을 설립했다. 바로 오늘날의 웅진씽크빅이다.

헤임인터네셔날에서 제일 먼저 판매한 것은 ‘헤임고교학습’이었다. 그는 유명 강사를 모아 강의 테이프를 만들어 학원 앞에서 판매했다. 과외금지법이 제정됐던 시절 사교육의 욕구를 간파하고 만든 헤임고교학습은 불티나게 팔렸다. 윤 회장은 그 자본으로 판매하고 싶었던 ‘어린이 마을 전집’과 ‘위인전기’ 등을 출판하면서 국내 출판 시장에서 기업의 입지를 굳혔다.

출판 사업에 성공한 그는 음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7년 동일산업을 인수해 웅진식품을 세웠으며 ‘아침햇살’과 ‘초록매실’등 쌀과 매실로 만든 음료를 선보였다. 웅진식품은 탄산과 과일 음료가 인기를 끌던 때, 전통 음료 시장을 공략해 업계 3위에 올랐다.

▲‘거자필반’ 코웨이, 다시 웅진 품으로

윤 회장은 1989년 웅진코웨이를 설립해 정수기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IMF 외환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코웨이를 크게 성장시켰다. 경기 불황으로 정수기 판매가 감소하자 업계 최초로 ‘렌탈 서비스’를 시도한 것이다.

렌탈 서비스로 소비자들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렌탈료를 지불하면서 정수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거기다 정기적인 방문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소비자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다.

코웨이의 성장과 함께 웅진이 대기업 반열에 오르면서 윤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2006년 웅진에너지를 설립해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고 2007년 극동건설과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건설과 금융시장 진출을 꾀했다. 한때 웅진은 이들을 품으며 재계 서열 3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웅진은 2012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08년 금융위기로 건설시장에도 불황이 찾아오면서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이 차례대로 흔들렸다. 윤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재까지 보태 수천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웅진에너지도 태양광 사업이 고전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웅진은 결국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웅진코웨이 등 핵심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았다. 특히 2013년 1월 MBK파트너스에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면서 향후 5년간 정수기 사업을 금지하는 경업금지 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경업금지 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코웨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또 계열사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여가면서 법정관리를 1년 4개월 만에 종료시키고 2016년 6월 채무를 6년이나 앞당겨 완납했다. 경업금지 기간이 끝난 작년 초에는 웅진렌탈을 설립해 조약돌 정수기를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코웨이 인수 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코웨이 인수작업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웅진은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돌입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1조 1000억원과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5000억원을 조달하는 한편 자기자본금 4000억을 보탰다.

22일 MBK파트너스에 인수대금을 치르면서 코웨이는 6년 만에 웅진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앞으로도 웅진은 코웨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오는 9월 25일까지 추가로 지분을 매수할 예정이다.

◆사건사고

경영 악화로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윤 회장은 2013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윤 회장은 2012년 7월부터 9월까지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악화된 재무상태를 숨기고 1000억원 가량의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계열사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자금으로 웅진플레이도시를 지원하고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 등의 자금으로 웅진캐피탈을 지원해 각각 595억원과 968억원, 총 1560억원의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로 법정으로 불려갔다.

윤 회장과 웅진그룹은 법정에서 자금 지원은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고 변론했지만 유죄 판결을 면치 못했다.

사법부는 기업어음 발행에 대해서는 무죄를 판결했으나 1560억원 중 1520억원에 대한 배임 혐의를 물어 유죄를 선고했다. 윤 회장은 결국 1심에서 징역 4년을 2015년 12월에 열린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평가

▲‘웅진코웨이’로 자신감 되찾는 윤석금

코웨이이에서 시작한 정수기 렌탈 서비스는 생활가전 렌탈 서비스로 발전했다. 윤 회장이 소비자에게 가전제품을 소유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덕이다. 이렇듯 윤 회장은 코웨이로 전자제품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고 웅진의 성공을 이끌었다.

웅진은 외부자본을 확보해 코웨이 인수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업계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외부자본 의존도가 높은 터라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한국신용평가에서는 웅진 기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추고도 하향검토 리스트에 등록했다.

렌탈 시장에 청호나이스, SK매직, 쿠쿠홈시스, LG전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나타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이런 걱정 속에서도 코웨이 인수가 기대되는 이유는 렌탈과 영업이 윤 회장의 전문분야이기 때문이다. 작년 인수 간담회에서도 그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행보는 사업 확장으로 인한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그가 처음 시도하고 선점했던 렌탈 서비스로 웅진의 재기를 노릴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전망이 밝다. 코웨이는 2007년 말레이시아에서 렌탈 시장을 선점하며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100만 고객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2017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웅진렌탈과 코웨이가 ‘웅진코웨이’로 재탄생할 것을 예고하면서 과거 웅진의 성공을 또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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