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GS건설 동반 ‘1조 클럽’ 진입 쾌거
체면 구긴 현대, 영업익 전년比 14.8% 감소…박동욱 ‘재도약’ 다짐

임병용 GS건설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대체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다만 명암은 엇갈렸다.

삼성물산과 GS 건설은 사상 처음 꿈의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나란히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 부진 등으로 1조 클럽 재진입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낸 곳은 GS건설이다.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 달성은 물론 매출 및 세전이익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3조1416억원, 영업이익 1조64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5% 늘었고 영업익은 무려 234.3%나 증가했다. 세전이익은 8392억원이다.

GS건설의 이 같은 매출 증가는 건축·주택부문과 플랜트부문이 견인했다. 건축·주택부문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7조1398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플랜트부문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4조8044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GS건설 ‘재무통’ 임병용 GS건설 사장의 경영전략이 한몫했다고 평가한다. 임 사장은 GS그룹 내에서도 알아주는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그간 재건축 위기 등 논란에도 수익성에 기반한 경영철학으로 사령탑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임 사장은 첫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흑자를 달성하면서 2016년 연임에 성공했다.

부임 5년차를 맞으며 대형건설사 현직 최장수 CEO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임 사장의 활약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신규 수주 목표액으로 전년(10조9218억원) 대비 23.3% 늘어난 13조4700억원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을 이끄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도 호실적에 미소를 짓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 31조1560억원, 영업이익 1조1040억원을 달성하며 시공능력평가 1위 기업의 면모를 뽐냈다.

매출액은 2015년 제일모직 합병 이후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대비 6.4%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준 영업이익은 25.3% 늘었다. 수익성 개선에는 건설부문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 건설부문은 매출 12조1190억원, 영업이익 773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사진=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제일모직 합병 이후 국내외 프로젝트 손실이 우선 반영되고 국내 주택사업 수주 감소 등에 시달리며 휘청거렸다. 이에 이영호 사장은 체질개선 및 수익성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첫해 1조 클럽 진입이라는 성적표를 안은 이 사장은 올해 전년 대비 5000억원 가량 증가한 11조7000억원의 수주를 이루겠다고 목표했다.

반면 지난해 취임한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지난해 현대건설의 매출은 16조7309억원, 영업이익은 8400억원 등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9%, 14.8%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2015~2016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2017년 1조원에 근접한 9861억원의 실적을 낸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이를 두고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현장 준공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잠재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영업이익도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건설은 준공을 앞둔 쿠웨이트 교량 사업장에서 600억원, UAE 해상원유처리시설 공사에 200억원 등의 추가 비용을 냈다.

취임 당시 현대건설의 체질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박동욱 사장의 부담감은 더해진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정진행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건설로 넘어와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신입시절을 현대건설에서 지낸 정 부회장은 건설업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인재로 통한다.

재무통 박 사장과 브레인 정 부회장의 만남으로 일각에서는 장기간 표류 중인 현대건설의 숙원사업, 서울 강남 삼성동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가 힘을 얻는 동시에 해외건설 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해외 현안 프로젝트 역시 속속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올해 1조 클럽 복귀도 점쳐진다. 현대건설은 2019년 연간 목표로 수주 24조1000억원,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 플랜트 시장 사업을 균형 있게 가져갈 방침이다”며 “중동이나 동남아에서 계속해서 사업을 발굴하고 있는 만큼 좋은 실적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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