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영산(靈山), ‘평화통일’의 밑거름 기대
국제관광지대로 개발…“경제효과 수천조 이를 것”

백두산 정상에서 손잡은 남북 정상.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으로 북한 관광 개발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두산 관광이 현실화될 경우 북한 관광 사업을 통한 수익은 물론 남북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공동선언에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와 남북철도·도로 연결 연내 착공식이 명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두산 관광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등반길에 함께 오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그룹이 남북경협에 선두에 있었던 만큼 남북한 평화와 공동번영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남북한 관광 사업 재개에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1989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 관광 사업 독점 개발권을 갖게 됐다. 1998년 금강산관광을 개시한 후 현대아산은 2005년까지 관광객 100만명을 달성했다. 그러나 2008년 정권교체와 관광객 피격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며 백두산 관광 사업 추진 역시 무산됐다.

현재 백두산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통하는 방법뿐이다. 백두산 등반길은 총 4개로 동파길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길(서파·남파·북파)은 중국에 속해있다.

북한을 통해 백두산을 등반하려면 동파길을 이용해야 한다. 동파길은 유일하게 백두산 천지로 바로 이어지는 경로다. 또한 16개 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에서 천지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사진=연합뉴스

통상 중국에서 백두산을 관광할 경우 베이징에서 2시간 거리의 장백산 공항을 거쳐야 한다. 입장료는 125위안(한화 약 3만4000원) 정도다. 셔틀버스까지 이용할 경우 최대 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 중국을 통한 백두산 연 관광객은 지난해 200만명 수준이다. 입장료를 비롯한 모든 부대 수익은 중국이 챙긴다.

전문가들은 서울-삼지연 하늘길이 열리면 남측에서 연 10만명의 관광객이 백두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경협으로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면 그에 따른 경제성장효과는 약 160조원으로 추정된다. 금강산관광·단천지역 지하자원개발 등은 각각 4조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미뤄볼 때 백두산 남측의 개마고원과 연계해 국제관광지대로 개발이 되면 그 경제효과는 수천조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편 백두산의 지명은 화산재로 하얗게 뒤덮인 모습에서 유래됐다. 해발 2749m로 한반도 최고봉이라는 지리적 상징성뿐만 아니라 단군왕검이 신시를 세운 곳으로 알려져 한반도 역사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고구려 산악숭배 신앙이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도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성산(聖山), 혹은 영산(靈山)으로 여겨진다.

북한에서도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투쟁 거점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라는 체제 선전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정상회담 당시 김정숙 여사는 생수병에 미리 담아온 한라산 물을 천지에 흘려 눈길을 끌었다.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한라산과 최북단 백두산 천지물이 만나는 모습이 남북 교류의 정치적 상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연내 4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관광 추진과 더불어 김 위원장의 한라산 등반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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