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統썰] 분단 아우르는 ‘춘향전’…北주민들도 즐겨
[미니의 統썰] 분단 아우르는 ‘춘향전’…北주민들도 즐겨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11.22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창·무용 결합, 북한 대표예술로 자리 잡아
‘민족가극’ 공연으로 남북 경계 허물어
북한 민족가극단. 사진=연합뉴스
북한 민족가극단. 사진=연합뉴스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주제로 한 <춘향전>이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민족가극 등 다양한 장르로 <춘향전>을 각색해 즐긴다. 북한의 가극은 음악·무용·연극을 통합해 항일 및 계급투쟁을 이야기하는 대표적 예술 장르다. 형태는 민족가극과 혁명가극 두 갈래로 나뉜다.

민족가극은 북한에서 새롭게 추구한 성악의 한 갈래로 창극과 오페라를 결합한 형식이다. 노래와 음악을 기본수단으로 북한 주민 생활을 반영하는 극 예술의 형태로 볼 수 있다. 형식은 오페라와 유사하지만 방창(무대 뒤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나 무용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남과 북이 공연하는 <춘향전>의 기본 얼개는 비슷하지만 공연 형식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나타낸다. 남측의 <춘향전>이 판소리 중심으로 진행되는 창극이라면 북한 가극은 판소리를 배제한 민요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됐다.

1950년대 민족음악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북한에서는 판소리가 양반 지배 계층 음악으로 평가돼 전승되지 않았다. 이후 판소리 발성 기법이 사라지고 오늘날 서도식(경기민요풍)의 맑은소리를 중심으로 한 민족가극 형태를 갖추게 됐다.

민족가극이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 문화로 자리 잡기 이전에는 북한 주체사상을 담은 혁명가극이 일반적이었다. 혁명가극 중에서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제와 지주에 반대하는 항일혁명투사 이야기를 그린 <피바다>(1971)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북한의 가극은 주체사상과 당 정책을 효율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하지만 혁명가극의 방식이 점차 서양화되자 북한은 고유한 민족성을 지키는 방식으로 가극의 발전을 꾀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중후반부터는 <춘향전>을 비롯한 <심청전> <박씨부인전> 등 고전을 소재로 한 민족가극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88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탄생한 <춘향전>은 고전 작품을 가극화한 최초의 작품이자 북한식 민족가극 발전의 본보기로 평가된다.

흔히 평양예술단으로 알려진 북한의 국립민족예술단은 <춘향전>을 공연하며 혁명가극단체에서 춘향전식 민족가극단체로 발돋움했다.

2001년 1월에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남북 예술교류의 일환으로 민족가극 <춘향전>을 공연하기도 했다. 2007년 이후 남북 예술교류가 중단되며 공연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남북 간 평화 분위기 조성으로 한국에서도 해당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이 마련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22일 ‘2018 북한음악 연주회 및 학술회의: 북한의 민족가극’을 개최한다. 재일 조선인 성악가들이 출연해 국내 최초 <춘향전>의 ‘사랑가’와 ‘이별가’ 등을 부를 예정이다. 북한 민족가극의 주제가를 국내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국립국악관현악단 ‘다시 만난 아리랑-엇갈린 운명 새로운 시작’, 한국예술종합학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북한무용 기법의 특징’ 특강 등이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문화예술 교류를 강조한 가운데 이 같은 공연이 남북관계 진전에 윤활유 역할을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