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출범 22주년을 맞은 코스닥시장을 초일류 기술주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일 길재욱 코스닥위원장은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시장의 미래상을 ‘글로벌 초일류 기술주 시장’으로 설정하고 내실 강화와 글로벌 외연 확대 2개 축을 기반으로 중장기 업무추진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길 위원장은 “코스닥시장이 젊은 창업가들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미래시장이 되려면 기업과 투자자들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한층 더 매력적인 기술주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인 지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혁신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코스닥시장이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닥본부는 이를 위해 국내외 우량 대형기업의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코스닥시장에 기반을 둔 금융상품 라인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중국 선전거래소의 우량기업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고, 양 거래소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상호 상장하는 등 해외 자본시장과의 협력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코스닥시장 본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길 위원장은 “위원회가 중장기적인 방향과 정책을 정하면 본부는 정책을 수행하는 조직”이라며 “앞으로 (두 조직의)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올해 초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라 코스닥시장 본부장과 분리해 선출됐으며, 길 위원장은 올해 3월 선임돼 이미 취임 100일을 넘겼다.

올해로 22주년이 된 코스닥시장은 미국 나스닥(NASDAQ)을 본떠 만든 시장으로, 1996년 7월 1일 옛 한국증권업협회가 운영하던 주식 장외시장에 경쟁매매 방식을 도입하면서 출범했다.

개설 초기 7조6000억원이던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현재 267조688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출범 첫해 20억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6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3조7000억원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 등의 영향이 컸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지난해 12.0%에서 올해 상반기에 1.7% 오른 13.7%로 상승했다. 이 기간 기관은 4.5%에서 5.0%로, 외국인은 7.5%에서 8.8%로 각각 높아졌다.

이익은 못 내도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에 상장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인 ‘기술 특례’를 통해 상장한 업체가 올해 상반기에만 6곳이 됐다.

‘예비 코스닥’ 격인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인 5개사였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코스닥시장이 2001년 이후 17년간 개설 당일 지수에도 미치지 못하고 우량기업들이 연이어 코스피로 이전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2000년 버블 붕괴 이후 주가조작과 회계부정 등으로 신뢰가 떨어지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시장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운수 코스닥시장 본부장은 “코스닥시장이 활성화하면 코스피로의 이전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럼에도 남는 구조적인 문제점은 정부 당국과 협의해 코스닥 우량기업이 혜택을 받도록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