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계 대출 둔화세…주택담보대출 증가세 감소영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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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두 달 연속 증가한 수치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인 후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과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업계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5월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모두 100조8천2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개인신용대출은 4월 1조1천685억원 증가에 이어 5월에 1조99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100조원을 돌파했다.

개인신용대출은 지난해 10월~11월 이후 5개월 만에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3조658억원이 늘었다. 연말 및 연초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4월 3조6천330억원 증가에 비해 5천672억원 줄어든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의 감소의 영향이 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8년 들어 확대된 후 지난 3월 2조2천258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4월 1조5천590억원, 5월 1조2천869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지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대비 16.8%가 줄었다. 전년 동기대비 1~3월 76.4%가 증가한 것과 큰 대조를 보였다.

또 매매시장과는 달리 분양시장은 활황을 보여 개인집단대출은 4월 1조573억원, 5월 1조947억원으로 두 달 연속 1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 4분기 전국에서 14만8천가구가 일반 분양됐으며, 2018년 1분기에는 15만4천가구가 분양되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액은 4월 2조2천108억원, 5월 1조9천626억원, 6월 1조4천506억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꺾였으나 개인신용대출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연초에는 연말정산 환급액과 성과급으로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4월부터 이사철이 시작되며 자금 소요가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통상 4~5월에는 이사철 관련 자금 수요가 많아 1~3월보다 기타대출(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증가액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신용대출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리기 어렵게 됐다”면서 “이를 신용대출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조금 주춤하고 신용대출은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출규제로 돈의 흐름이 막힌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등 개인신용대출을 이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금융당국도 5월 말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3대 위반사례 중 하나로 ‘주택대출 규제 회피목적의 신용대출 취급’을 손꼽은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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